실패한 매실사업‘또’70억원 투자…시의원들“전망없다”
실패한 매실사업‘또’70억원 투자…시의원들“전망없다”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09.21 08:30
  • 호수 8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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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 공모
사회적경제센터·청년농 육성 목적
송재천“공모부터 문제…반납해야”
‘제2의 빛그린사업단’우려 목소리

광양시가 사양산업인 매실을 주제로 70억원 규모의 또 다른 공모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은 사업 공모 초기부터 계속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됐던 빛그린사업단이 부도 직전 상태에 있는 상황이고<광양신문 9월 14일자 876호 3면‘부도 직전 빛그린매실사업단…단 한 명의 직원도 없다’참고>, 매실산업 자체도 전국적 재배농가 증가와 고령화로 하향세<876호 2면▶‘지역 최고 브랜드’광양 매실’…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참고>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 업무보고에 이어 지난 제287회 임시회 중 당시 산건위 소속이었던 송재천 의원은 이미 국비가 배정됐다는 집행부를 향해“예산을 반납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가 추진 중인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은 오는 2023년까지 다압면 신원리와 진월면 오사리 일원에 국비 49억원·지방비 21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주요사업은 △매실 사회적경제센터 조성 △청년 매실 생산기반 구축 △매실 공유가공 시설 구축 △매화 문화 신활력센터 조성 △매화 르네상스길 조성 △매화 풍경 디자인 프로젝트 등 시설 사업과, △패러다임 전환 역량강화 △매화 르네상스 공동체 육성 △청년 매실 사업단 육성 △추진단 역량강화 및 운영 활성화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의원들은‘광양! 매화 르네상스를 꽃피우다’라는 사업명과 달리 사양산업인 매실농사를 짓겠다고 청년들이 올지, 기존 길에 적당한 시설투자로 르네상스길이라는 관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송재천 의원은“매실 자체가 사양산업이고, 1기로 생각되는 빛그린매실사업단도 부도 직전인데 제2전성기를 구현하겠느냐”며“기존 시설부터 살릴 연구를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어“시가 지금까지 매실 관련해 공모한 사업 중 성공한 게 하나도 없다”며“눈앞에 보이는 사례가 있음에도 무조건 공모사업에만 열중하는 자체가 문제다”고 덧붙였다.

박말례 의원은“시가 농가의 역량강화를 한다고 하는데 매실사업단은 역량강화가 안돼서 실패한 게 아니고 정상화할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며“그럼에도 새로운 장소에 비슷한 성격의 설비를 또 짓겠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한“이 사업도 사업단을 구성해서 운영케 하는데 정말 매실을 주제로 하는 사업은 좋지 않다”며“국비 배정 받았다고 아까워하지 말고, 사업이 적절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고 송 의원 발언에 힘을 실었다.

시 관계자는“매실청이나 액기스 등은 한계가 있지만, 황매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다만 개인연구를 하기에는 비용이 과다하게 예상돼 숙성 시설 등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설비를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설비가 주 목적이라기보다 관광과 연계해 매실의 활로를 찾아보자는 취지가 더 강하다”며“농림축산식품부에 기본계획 승인을 받기 위한 행정절차 중인데 공모 당시 신청했던 사업을 조금 더 실효성 있게 수정토록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은 현재 한국지역산업연구원이 1억4000만원의 용역비로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승인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의 중간보고는 오는 10월 중으로 예정돼 있으며, 시는 올해 말 기본계획 승인 이후 내년 6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