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50] 혐오표현, 다 같이 맞서 싸우자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50] 혐오표현, 다 같이 맞서 싸우자
  • 광양뉴스
  • 승인 2020.10.08 16:46
  • 호수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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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준(광양고 1학년)
홍성수의‘말이 칼이 될 때 (2018, 어크로스)’을 읽고
권용준(광양고 1학년)

이 책은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혐오표현이 가져오는 문제와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는 한국의 현실, 그리고‘혐오’라는 문제적 현상을 우리가 함께 인식하길 원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A: ○○○은 동성애와 근친상간을 조장하는 막장 드라마 제작을 즉각 중단하라.

B: 이건 혐오표현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표현을 중단하십시오.

A: 혐오라니요. 저희는 동성애자를 사랑합니다. 성적 쾌락에 중독된 동성애자들이 회개하고 치료받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B: 동성애를 치료 대상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요.’ -23쪽

‘혐오’의 사전적 의미는 매우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지만 혐오표현의 혐오는 다른 뜻을 가진다.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인 것이다.

혐오표현은 자신의 현재 위치와 종교 등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대한민국에서 ‘한국인을 모조리 죽이자’라는 간판이 달렸다면 그저 기분만 나쁠 수 있지만 반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이 간판이 달려있다면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은 공포를 느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혐오표현은 차별과 밀접하며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국인이 소수자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소수자 이므로 간판의 의미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불쾌한 정도가 아니고...(말 멈춤) 억울하고, 내가 그 범죄자가 된 기분이 들고요... 숨고 싶고 음... 또 죽고 싶어요. 이렇게 범죄... 정신장애인의 범죄가 이토록 많은 세상이라면 내가 이 땅에서 누구한태 인정받겠나. 차라리 죽고 말지. 정신병원 안도 감옥이고 바깥세상도 감옥이죠. 옛날에 간첩 관리하듯이 정신 장애인을 관리하는 식이 되어버린거죠.’ -74쪽

이 대목을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평소 정신 장애인이 저지른 범죄를 보며 정신 병동에는 범죄자이거나 심각한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였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구자들은 혐오표현이 정신적 고통, 공존의 조건 파괴, 폭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들은 발생한다고 말한다. 혐오표현을 들은 사람들은 무력감, 자존감 하락 등 다양한 고통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데, 혐오표현은 이 권리를 파괴하여 소수자들이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평소에 무심코 쓰던 표현이 혐오표현이라는 것에 놀람과 함께 혐오 표현에 무딘 우리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