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3] 피와 맞바꾼 민주주의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3] 피와 맞바꾼 민주주의
  • 광양뉴스
  • 승인 2020.10.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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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소년이 온다 (2014, 창비)’을 읽고
정지환
(광양고 1학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다. 그리고 그 아픔을 잘 다룬 소설이 있다. 바로 소설가 한강의‘소년이 온다’이다. 소설은 각 장별로 서로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1장은 동호의 시선이다. 동호와 친구 정대가 함께 길을 걷다가 군인들이 쏜 총에 정대가 맞게 되고 정대가 맞고 쓰러져 죽은 것을 보고도 두려운 마음에 동호는 혼자 이후 동호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 17p

나라가 그들을 버렸지만 그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게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동호가 친구를 남겨두고 혼자 도망쳐야했다는 잔인한 현실이 매우 안쓰러운 대목이다.

2장은 친구 동호와 함께 길을 걷다가 군인들에 총에 맞아 억울하게 죽게 된 정대 영혼의 시점으로, 3장에는 상무관에서 동호와 함께 시신을 수습했던 은숙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정대와 같은 죽음은 얼마나 많았으며, 은숙과 같이 사랑하는 이를 잃고 아픔 속에서 생존한 이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5장은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정부에 격렬히 저항했던 선주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다른 여성들과 시위에 참가하여 저항하며 넘어져 창자가 터지고 끔찍한 성고문을 당하지만 여전히 용기를 내어 무언가에 맞서려는 그녀의 굳센 의지를 보여준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무장했을까, 우린 싸움도 못하고 무기도 없는데” - 155p

무고한 시민들을 제압하고 죽였던 계엄군들, 그 정점에는 군인 대통령이 있었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단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죄로 무기로 다스리려고했던 잔혹한 학살의 장면이 그려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보여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우린 왜‘한강’작가의‘소년이 온다’를 읽어야 할까? 여전히 몇몇 사람들은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이것은 크나큰 오해이자 민주화를 위해 싸운 영웅에 대한 모독이다.

이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선 우리 역사를 바로 보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화 운동의 장에 있던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 나는 말할 수 있다. 그 당시 광주는 민주주의를 위한 사람들의 무대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