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광양 문화예술, 지역발전의 기폭제로 삼으려면
[문화칼럼] 광양 문화예술, 지역발전의 기폭제로 삼으려면
  • 광양뉴스
  • 승인 2020.11.06 17:21
  • 호수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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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광양 문화 예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이렇다 할 문화시설 하나 없었던 광양에 전라남도 공립 예술계열 특수목적고인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가 생겼다. 지난 2018년에 건립공사를 시작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 8월에 건물 준공을 마치고 개관 준비에 여념이 없다.

광양은 이 두 개의 문화예술 기관이 생김으로써 외부적으로는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자존감이 높게 되었다. 지역의 문화예술 촉진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팽대해 있다. 그러한 기대감 때문에 두 기관의 건립과 운영에 광양시의 출연금이 적지 않게 들었는데도 반대 여론은 높지 않았다.

여론은 현재 우호적이지만 수시로 변하는 것이 민심이다. 두 기관이 시민들의 바람과는 별개로 운영되면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시선은 싸늘해 질수가 있다. 특히 광양에서 태어나거나 광양에서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몫을 빼앗겼다는 생각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두 기관의 운영 방향과 광양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전남도립미술관은 이전의 운영 방식과는 달라져야 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광양에 신축하기 전에 곡성 옥과에 있었다. 아산(雅山) 조방원(趙邦元) 화백이 평생 동안 수집한 6801점의 소장품과 부지를 전남도에 기증함으로써 1996년에‘옥과미술관’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했다.

옥과미술관은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송강 정철,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소치 허백련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위치도 수려한 풍광을 갖는 곳에 있기 때문에 소장품, 전시회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빠지지 않는 미술관이다. 그런데 미술관이 위치한 곡성의 문화, 관광 및 산업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채 전남도립미술관 분관으로 전략했다.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에는 광양시가 매년 10억원씩 10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는 보도기사가 있다. 공립예술학교의 존재, 지역 출신 학생들의 접근성이 높은 점, 이 학교 출신들의 활동에 의해 광양시의 예술적 브랜드 가치 향상이 기대되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시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 지역 활성, 지역 예술가들의 성장 및 활동에 대한 학교의 기여도에 대한 바람은 지워버릴 수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두 기관을 언급하는 것은 시각에 따라 딴지일 것이며, ‘미술관과 학교라는 본질에 충실 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할 수 있지만 문화 예술이 지역활성화에 중요하다는 점에서 짚어봐야 한다.

최근 문화 예술의 흐름은 박물관, 미술관을 핵으로 삼아 도시재생, 관광객 유치, 지역 생산품의 브랜드 가치향상, 지역산업의 발전을 꾀하고, 그 성과를 지역의 문화예술에 환원하는 구조이다.

유네스코가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문학, 영화, 음악, 공예, 디자인, 미디어아트, 식문화 창조도시와 EU가 매년 가맹국 중에서 특정 국가를 선정해서 1년간 시민 참여를 통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대의 흐름을 감안할 때 전남도립미술관과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는 지역에 있고, 시의 출연금이 투자된 만큼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의 필요성이 높다.

세계적인 미술관 중에는 기획전시 등을 할 때 일부분은 지역의 역사, 문화 및 산업과 연계시키는 경우가 많다.

수백 억 원이 되는 그림을 임대한 기획전으로 화제를 모으고, 방송국과 이벤트를 개최해서 관람객을 모은 후 지역의 관광, 먹거리 산업과 연계시킨 사례도 있다.

지역민들 또한 두 기관에 자원봉사, 후원회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여 도움이 되고, 문화 접촉 기회를 늘려 창의성을 함양해야 한다. 기관 또한 광양시와 업무 협조 하에 시민들에 대한 교육, 지역 작가의 정보발신, 지역 행사(축제 등 이벤트) 등과 맞춘 기획전과 이벤트 등을 해야 한다.

광양시는 별개의 기관이라는 핑계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기관과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각종 사안을 조율 및 활용해 관광객의 유치, 지역문화와 경제 활성화 등에 의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동시에 문화예술을 지역의‘아이덴티티=매력’으로 만들어 지역 발전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