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아쉽게 2부 잔류…지역의 응원이 더 절실하다
전남, 아쉽게 2부 잔류…지역의 응원이 더 절실하다
  • 이정교 기자
  • 승인 2020.11.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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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승 14무 5패·리그 6위로 마무리
수비는 합격점…공격은 보완해야
다음 시즌 치열한 승격싸움 예고

전남드래곤즈가 지난 21일 서울 이랜드과의 k리그2 마지막 원정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며 1부 리그 승격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다.

리그 최종 기록은 27라운드 8승 14무 5패, 38점으로 6위. 올 시즌 각 팀의 승격 도전 싸움은 역대급이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3위에서 6위 팀은 승점 1점차의 경쟁이 이어졌다.

이번 시즌은 예년보다 특이점이 많았다.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은 5월로 연기됐고,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 경기로 치뤄졌다.

이 가운데 전남은 지난 시즌까지 가장 큰 문제점이던 불안정한 수비를 보완했다.‘짠물수비’로 일컬어지며 k리그2 최소 패배, 최소 실점 2위, 0점대 실점률 등 수비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장 김주원과‘묘도 스타’로 불리는 박찬용, 한찬희와 트레이드로 이적한 황기욱 등 3백이‘짠물수비’의 핵심이다. 황기욱은 트레이드 당시 프렌차이즈였던 한찬희를 내보내면서 데려왔던 만큼 팬들의 반발도 심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인 영입이 됐다.

구단 통산 300승과 팀 통산 1100호골의 영예도 안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공격진의 부진이다. 199cm의 장신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영입된 쥴리안과 돌아온‘광양 루니’이종호는 각 5골, 4골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도우프는 무릎과 다리 근육 부상으로 단 1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여름 이적시장 때 김한길, 김현욱, 에르난데스, 올렉, 임찬울 등을 대거 영입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임찬울, 올렉, 김한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중요한 경기 때마다 골 침묵을 이어가면서 무승부가 쌓였고, 결국 잔류의 요인이 된 셈이다.

리그 경기수가 36경기에서 27경기로 축소되며 신인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지 못한 점도 아쉽다.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 중 정호진을 비롯해 공개테스트로 입단한 김보용, 안재홍, 오찬식 등 단 4명만이 프로 데뷔할 기회를 얻었다.

전체 승점이 줄어든 상태에서 모든 경기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출전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는 불가피하게 주전 선수의 피로감 누적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다만 전경준 감독이 보여준 실리축구와 짠물수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시즌 보여준 실리축구에 개인 역량으로 득점을 해결할 만한 공격진이 갖춰진다면 내년 승격 도전은 더욱 해볼 만 하다.

구단 관계자는“올 시즌은 여러모로 많이 아쉽지만 선수들과 구단 모두 최선을 다해왔다”며“빠르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더 치열한 승격 싸움에 도전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장좌석·조명타워 LED 교체

적은 예산에 시설 개보수‘한창’

올 시즌 무관중 경기 개최로 인해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홈경기장인 광양축구전용구장은 많은 면에서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라커룸과 브리핑룸 등 내부 시설의 개선도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조명타워와 경기장 좌석 교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조명타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조도 기준인 1800룩스에 미달이다.

구단은 이런 상황을 광양제철소에 건의했고, 광양제철소 승인에 따라 LED 조명등으로 전면 교체된다. 예산은 약 2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12월 중 공사를 시작해 내년 시즌 시작 전 완공할 계획이다.

이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서포터즈 구역을 포함한 본부석 좌석도 개보수를 완료했다. 새로 설치된 의자는 접이식으로 음료를 둘 수 있는 팔걸이도 있다.

그러나 현재 동·남·북측 좌석은 1992년 경기장 준공 시 설치된 좌석 그대로인 상황이며, 남·북측 일부는 2015년 교체한 바 있지만, 동측 좌석은 비가 많이 들어오는 위치로 페인트가 다 벗겨질 정도로 노후화가 많이 된 상태다.

경기장 전체 좌석 개보수를 할 경우 약 5~7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적자 운영 때문에 내년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구단 입장에서는 전체 교체를 진행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평소 경기장을 자주 찾는 한 시민은“경기장을 이용할 때마다 오래되고 낡은 의자에 앉아 관람하는 게 불편한 건 사실”이라며“홈경기는 모기업인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만큼 포스코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교체를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장 내년부터 전남을 비롯한 모든 구단의 긴축재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전남드래곤즈에게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지역의 응원과 관심, 그리고 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