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8] 인종의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58] 인종의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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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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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광양고 2학년)
재레드 다이아몬드의‘총 균 쇠 (2013, 문학사상)’을 읽고
김건우
(광양고 2학년)

작가는 뉴기니인 친구가 던진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 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책을 썼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 인간다움에 대해서 논의한‘제3의 침팬지’의 저자이기도 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류 문명에 대한 많은 논의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담았으며 1988년 퓰리처상을 수상, 한동안 서울대 도서관에서 대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왜‘총, 균, 쇠’일까? 인류 문명의 발달을 좌우했던 필수요소 3가지를 중심으로 작가는 인류 문명 발전의 역사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이유는 인종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각 지역의 지리적, 환경적 특징 때문이라는 게 이 책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기자들은 저자에게 한 권의 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 그와 같은 문장을 만들자면 다음과 같다.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35쪽

스페인은 168명으로 8만명의 잉카제국을 정복했다. 그들이 전투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총, 균, 쇠(칼, 갑옷)의 힘이었다. 그 당시 아메리카에는 총은 물론이고 말도 한 마리 없었다.

스페인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가지지 못한 총, 균, 쇠를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 그들이 원주민들보다 발전할 수 있던 이유는 바로 농업혁명 덕분이었다.

농업으로 인한 안정적인 정착 생활로 출산율이 증가하고, 인구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분업과 협업이 이루어지며 전문적인 기술이 발달했다. 생산량이 많아지자 저장, 계산, 배분 등을 위해 문자도 나타난다.

또 남아메리카는 가축화가 가능한 종이 유일하게 라마였던 것과 비해 유라시아는 13종 이상의 포유류를 가축으로 길렀다.

그 과정에서 유럽인들에게는 항체가 생성되었지만, 항체가 없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인들과 달리 균에 노출되자 거의 몰살당한다.

왜 이렇게 달랐을까? 유라시아 대륙은 가로로 길어서 지리적 요건이 같아 농업이 확대되어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었지만 아프리카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은 세로로 길었기 때문에 서로 지리적 요건이 달라 농업이 확산될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각 나라의 발전 정도의 차이가 환경적 차이 때문이었다는 결론은 새롭지만 이를 문명 발달 과정을 통해 설명하는 작가의 설명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게 느껴진다.

두껍다고 겁내지 말고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니 도전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