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61] 죽음을 마주보는 용기
광양고‘한 학기 한 책 읽기·서평쓰기’ [61] 죽음을 마주보는 용기
  • 광양뉴스
  • 승인 2020.12.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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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2019, 21세기북스)’을 읽고
윤희준<br>(광양고 2학년<br>
윤희준
(광양고 2학년

작가는 20여 년간 1500여 건의 부검을 하며 죽은 자에게서 삶을 배우는 법의학자다.

저자는 매일 죽음과 마주하며 개인의 아픔뿐 아니라 사회가 죽음에 미치는 영향, 죽음에 관한 인식 등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폭넓은 경험과 함께 죽음에 관한 색다른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는 제목은 매우 인상적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시체를 일상적으로 대하는 자신의 직업처럼 우리도 죽음을 또한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별로 죽음에 대한 사건, 죽음을 대하는 태도,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먼저 죽음의 정의와 죽음에 대한 분류를 통해 죽음에 다가설 수 있게 한다. 불치병에 걸리거나 암 말기여서 죽기만을 기다리며 삶을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의 죽을 권리와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무가 갈등하는 상황을 무엇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

죽음에 대한 입장이 다르지만 삶은 스스로 이끌어가는 것이기에 자의적 죽음과 타의적 죽음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또 죽음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통해죽음에 대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서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죽음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의제는‘죽을 권리’다. 나의 생명을 스스로 온전히 끝까지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를 두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중환자실을 방문한 경험이 있을 텐데, 그곳에서는 몸에 굉장히 여러 개의 줄을 달고 있는 환자를 보게 된다.

이러한 환자의 모습을 지켜보는 보호자의 심정은 어떨까? (중략) 그렇게 일어나는 상념 중에서 보호자를 가장 괴롭히는 상념은 사랑하는 환자의 상태를 어쩌지 못하는 일종의 자괴감이 아닐까 싶다. - 143~144쪽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의 무기력함 앞에서 무엇이라도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가족들의 마음 아닐까. 그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사람이 바로 의료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반드시 마주할 죽음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죽음을 어렵거나 멀리 있다고 생각 하지 말고 죽음이 더해진 삶을 살아갈 때 삶의 풍경이 훨씬 더 다채롭다고 말한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무기력함과 슬픔, 허무를 대비해주고 위로해주고 동시에 죽음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삶의 이유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며 원동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