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 인정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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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호 기자
  • 승인 2021.02.01 08:30
  • 호수 8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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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YMCA, 2020 청소년인권 실태조사
약 30%, 가정•학교에서 인권침해‘경험’
청소년 의견, 존중하는 인식 태도‘필요’

광양지역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인권침해를 많이 당하는 대상은 형제자매, 아빠, 엄마 순이었으며, 학교에서는 또래친구, 교사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적(成績)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과제 및 수행평가 부담이 더 커졌으며, 정부나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이나 배움보다는 시험 및 성적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지역 청소년인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청소년 전용공간 확대’를 꼽았다.

이 같은 결과는 광양YMCA(이사장 박두규) 청소년인권센터가 지난해 11월 광양지역 청소년 1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인권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로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의 △인권의식 △인권교육 필요성 △가정 및 학교에서의 인권침해 사례 등이 조사됐다. 또한 성별, 집안환경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청소년들의 의식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조사했다.

조사결과‘인권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2.7%로 대부분 청소년들이 인권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에서의 인권침해는 형제자매, 부, 모 순으로 △개인의사 묵살(18.1%) △언어적 폭력(14.5%)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에서의 인권침해는 또래친구(19.2%), 교사(13.5%) 순으로 인권침해 사례는 △개인의사 묵살(21.2%) △언어적 폭력(14.5%) 순으로 나타났고, 대처방법으로는 △참는다(25.4%) △부모님께 말씀드린다(16.6%) △친구에게 이야기한다(13%) 순으로 나타났다.

차별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는‘성적 차별’이 20%로 나타나 성적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인권교육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필요하다(84.9%)’로 응답했고,‘학교에서 인권교육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8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인권교육이 잘 이뤄지기 위해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학생 인권의식(58.8%) △교육행정가(14.5%) △학부모(11.4%) △교사(10.4%)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인권의식 조사 결과에서는‘정부나 학교가 학생의 안전이나 배움보다는 시험과 성적에 관심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65.2%)’로 나타났으며,‘정부나 학교로부터 차별 없는 지원·도움이 기대되지 않는다(25.4%)’고 조사됐다.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을 묻는 질문에서는 △과제 및 수행평가 부담이 더 커짐(33.1%) △온라인이라 더 피로하고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음(23.3%) △기기나 공간 문제로 참여가 원활하지 않음(9.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 수업의 긍정적인 점은 △아침 수면시간, 휴식시간 증가(38.3%) △시간에 자유로운 수업참여(20.7%) △교문지도 등 불필요한 간섭에서 자유로워짐(14%) △인간관계(교사 또는 학생) 스트레스 감소(9.3%)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청소년인권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청소년 전용공간 확대(40.4%) △청소년 안전확보(14%) △청소년인권교육(13%) △청소년쉼터 설치(11.4%) 순으로 나타났다.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은“이번 실태조사 결과 광양지역 청소년들이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들어주는 것을 가장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지역사회가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양YMCA 청소년인권센터는 2016년 개소해 정부 지원 없이 가출 및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위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쉼터의 기능을 하고 있다.

더불어 격년 주기로 청소년아르바이트 실태조사와 청소년인권실태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인권보호와 향상 등 다양한 인권 활동을 위해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