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화가의 붓으로 물감 풀듯이
휘적대며 지나는 바람이
일으켜 세우는 가을 노래
지난 여름
무성한 생명의 숨소리로
반짝이던 청록의 바다는 잊은 듯
이리 고운 빛깔 누비옷 차려입고
먼 갈 나선 잎들이
방황하듯 구르는 가로수길 위에
놓고 간 시간을 줍는다
하나도 아까울 거 없듯이
하나도 서러울 거 없듯이
그저 부는 바람에
가벼워진 몸짓으로 춤추는
보이지 않는 뿌리에게 감사하는,
앞서간 꽃들에게 전하는,
두꺼운 말들이
책으로 쌓이는
그런 시간이다.
유호근은‘시학과 시’봄호에서 시 부문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
광양에 살면서 문학밴드‘시와 이야기’회원이고, 현재 한국도로공사 서비스(주)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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