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소통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 ① 소통의 천적은 차별이다
[소통칼럼] 소통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 ① 소통의 천적은 차별이다
  • 광양뉴스
  • 승인 2021.03.26 17:37
  • 호수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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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노자의 소통법 저자

 

소통의 천적은 차별이다. 조직 분위기가 좋지 않고 갈등이 많은 조직을 보면 신분 차별이 심하다. 그런데 위계질서가 중시되는 조직에서도 수평적인 평등의 소통을 하는 조직은 갈등이 적다. 평등의 소통은 모든 인간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동일하다는 것에는 공정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인간은 빈부귀천의 차이 없이 인격체로써 모두 동등하다. 고위급 공무원의 자녀가 병역 특혜를 받는 등 특별한 사람에게만 특별한 기회를 주는 것은 평등이 아니다.

주역에‘하늘과 땅은 사사로이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즉 하늘은 추하다고 빛을 조금 주고 아름답다고 빛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일관되게 같은 양의 빛을 준다.

또 땅은 땅 위의 모든 만물을 생육한다. 독초와 약초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하늘과 땅을 닮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 만물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정을 주고,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미움을 주는 것은 하늘과 땅을 닮은 삶이 아니다. 역사 이래 세상 이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천하를 품은 적은 없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왕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린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천명을 받지 않는 사람이 왕이 되는 것은 하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러한 논리는 그릇됨이 없다. 즉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세상의 이치와 도의가 마음에 있어야 한다. 천하를 품는 것은 하늘을 품는 것이고 우주 만물의 이치를 품은 것이다. 제아무리 소통을 잘해도 하늘과 땅이 돌아가는 이치와 도의를 마음에 품지 않으면 오히려 그로 인해 자기를 잃게 되는 불행을 겪을 수 있다.

주역에 대지는 곧고 바르고 위대하며 특별히 뭔가를 배우고 익히지 않아도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한 대지의 삶을 사는 사람이 평등의 소통을 하는 사람이다. 자칫 평등은 모든 것이 동등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열 없이 모두가 동등한 관계에 있는 것이 평등한 삶이 아니다.

평등의 삶은 수직의 서열에서도 상하 간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삶이다. 우리네 인생은 불행의 삶이나 행복한 삶이나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녔다. 불행한 삶이라고 해서 낮은 가치의 삶이 아니고 행복한 삶이라고 해서 높은 가치를 지닌 삶이 아니다. 고통스러운 삶이든 행복한 삶이든 모든 삶은 가치 있는 삶이고 그 삶의 무게도 같다.

우리가 살아 온 모든 삶의 양탄자는 고통과 불행이라는 씨줄과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날줄로 짜여진다. 그러므로 음과 양이 하나가 되고 낮과 밤이 하루가 되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듯이 다름 속에서 하나되는 같음의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모든 것이 같아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이 평등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대할 때에는 각각의 개성과 특성이나 지위와 역할에 맞게 대해야 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중 받아야 평등의 소통이지 모든 것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평등의 소통이 아니다.

그러므로 천하를 품을 요량이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기회를 부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받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평등의 소통이다. 그러한 인간존중의 평등을 실천하는 사람이 천하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