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품안에서 편히 잠드소서”
“K2 품안에서 편히 잠드소서”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2 14:54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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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재영· 배경규 대원 1주기 추모식 열려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악우(岳友)들아! 당신들이 못다 이룬 꿈이 있거든 살아있는 악우들에게 맡기고, 그대들이 선택한 하늘의 절대 군주라는 K2의 품안에서 부디 편히 잠드소서…”지난 12일 가야산 적벽에서는 지난해 6월 8일 히말라야 K2봉(8611m) 등반 도중 눈사태로 사망한 고 김재영(35·광양제철소), 배경규(35·광양제철소) 대원의 1주기 추모제와 동판 건립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한울산악회(회장 박정억), 고암산악회(회장 김문호) 7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회원들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추모사 낭독, 동판 제막식 등으로 고인의 뜻을 기렸다. 2004포스코 K2원정대장이었던 김규영 대장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 모두의 산행을 즐겁게 이끌어 주던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날 것만 같은데 어떻게 당신을 쉽게 떠나보낼 수 있단 말이냐”며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 대장은 이어 “고인들이 참으로 진지하고 열심히 살았다”며 “고인들의 도전 정신은 전 세계 산악인에게 커다란 발자취로 남을 것”이라며 그들을 추모했다. 한울산악회 박동억(39) 회장은 “능력있는 대원들이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등져서 안타깝고 유가족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몸은 비록 K2에 있지만 산악인들 마음속에 항상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암산악회 김문호(39) 회장 역시 “고인들이 돌아오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다”며 “회원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고인들에게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동판 제막으로 고인과 유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산악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 POSCO 원정대 이화형, 김재영, 배경규, 남영모 대원은 셰르파 2명과 함께 지난해 6월7일 루트 개척등반 중 악천후를 만나 해발 6600m 지점에 텐트 2동을 치고 취침에 들어갔으나, 밤새 내린 눈이 새벽에 무너져 내리면서 텐트를 덮쳤다. 사고 당시 남영모 대원은 눈사태를 맞으면서 텐트 밖으로 튕겨나간 셰르파 2명에 의해 구조됐고, 남 대원과 셰르파는 곧바로 실종대원들을 수색했으나 결국 발견하지 못하고 2000m 아래 베이스캠프에 도착, 사고 사실을 원정대장에게 보고했다. 이들은 10일 사고 지점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눈덮힌 크레버스(빙하에 갈라진 틈)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신은 사고장소에 그대로 안치됐다. 입력 : 2005년 06월 16일 10:3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