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학생의 꿈을 지원하는 교육
[교육칼럼] 학생의 꿈을 지원하는 교육
  • 광양뉴스
  • 승인 2021.04.23 16:32
  • 호수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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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 교육칼럼니스트

학창시절에는 해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 단순히 학교가 요구하는 학력 신장을 위한 공부만으로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활동이 단지 교과를 주입하는 지식이 아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중학교 과정에서‘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수업경험이 성장으로 축적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의도가 학교에서 잘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

어느 학교 한 학생은 자신이 1학기 동안 배워야 할 자유학기제 선택과정에서 지망자가 많았던지 가위 바위 보로 결정했다며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이런 자유학기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국가가 의도한 정책 의도를 학교현장에서 구현하는 책임은 교사인데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난 것이다. 이 같은 무책임한 교육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한 아이의 삶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업 선택과정에서 교사의 행동은 장차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이 빨라 치유를 받고 잊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해인, 가수가 꿈인 유민, 그리고 경찰·간호사·배우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채원.

필자가 근무한 학교 학생들은 이처럼 꿈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인데도 자신의 진로를 당당히 밝히게 된 것은 학생 자신들이 직접‘직업사전’을 만들면서, 자신들의 진로를 확실히 준비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미래직업을 조사하고, 그 내용을 글로 쓰고, 예쁘게 디자인해 꾸미는 것까지 학생들이 자유학기제 수업을 통해 주도적으로 해냈다.

직업사전이 더욱 특별한 건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고민이 담긴 사전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 자신만의 진로를 당당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 넣었다. 14살 소녀들의 꿈이 빼곡하게 기록돼 있다.

글을 쓴 아이들의 공통점이 “제가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글을 쓰다 보니 내가 계속해서 성장해 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는 아이들의 기록을 보게 된다.

이처럼 꿈을 뒷받침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 자신의 꿈을 만들기 위한 첫 경험이 되기에 이러한 교사의 노력은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 줄 등불이 될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당분간은 코로나로 여행이 막혀 있지만 여행은 꿈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교육과정이다. 가슴에 꿈을 심어 놓으면 아이들은 저절로 앞으로 나갈 것이다. 우리 자녀들은 여행을 통해 감동으로 다가오면서 꿈을 만들고 변하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학교에서 사회, 국어, 미술, 음악 등 분과적인 여러 과목 수업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노력을 수없이 하지만 현실감이 매우 떨어진다. 한 마디로 가슴을 때리는 감동이 오지 않아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은 실천적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단연 여행을 추천한다. 학생 스스로가 꿈을 찾을 때까지 묻고 물으면서 질문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한다.

이는 다수의 학생들이 경험하고 증명한 현실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선생님, 학부모, 그리고 교육 관리자의 경험 공유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안전이라는 동굴에 가둬 놓아둔다면 학생도, 교사도 의욕이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여는 교육은 학생의 자발성과 교사의 책임성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