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 최강 여고 키워낸 ‘미다스의 손’ 권영인 광양여고 축구감독
[시민기자가 간다] 최강 여고 키워낸 ‘미다스의 손’ 권영인 광양여고 축구감독
  • 광양뉴스
  • 승인 2021.05.10 08:30
  • 호수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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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축구 흐름 맞춘, 창조적 플레이
올해 목표, 출전대회 모두 우승
축구 인생 목표, 여자 국대감독

 

광양여고가 고등부 여자축구 정상에 올랐다. 2년 만에 팀을 다시 우승으로 이끈 권영인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송우근 교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광양여고는 지난달 16일 화천에서 펼쳐진‘행복교육도시 화천 2021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고등부결승전에서 강호 울산현대고를 5-0 대승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었다.

또 김가연이 최우수선수상, 대회 중 6골을 넣은 이진주와 정다빈이 공동 득점왕, 김수린이 GK상을 수상했으며 권영인 감독과 이슬기, 정봉삼 코치가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공·수 조직력과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승부수를 띄워 거둔 성과여서 그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뛰어난 성적을 이뤄낸 광양여고 권영인 감독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 광양에서 태어난 광양 토박이로 미래의 대한민국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과 올림픽 우승 꿈을 꾸며 여고생을 지도하고 있는 청년 축구 지도자이다.

광양신문 4월 5일자 청년열전 47번째로 소개됐던 권영인 감독을 광양시향토청년회 사무국에서 만났다.

권영인 감독은“코로나19로 대회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송우근 교장 선생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며“오는 8월에 정년퇴직하시는데 큰 선물을 해드린 것 같아 더 기쁘다”는 우승소감을 밝혔다.

권 감독에 따르면 송 교장은 최대 8인까지만 훈련을 할 수 있는데 2시간 간격으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팀 훈련을 배려했다. 덕분에 감독은 훈련시간이 6시간으로 늘어났지만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학교에서 제공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대회 최대 고비, 4강전

 

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포항여전고와 준결승전으로 기억했다.

권 감독은“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8강 경남로봇고를 5-0으로 누른 뒤, 4강에서 포항여전고를 만나 전반 7분 만에 두 골을 먼저 득점했지만, 곧바로 5분 만에 두 골을 실점해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며“다행히 전반 28분 정다빈이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기록하면서 3-2로 포항여전고를 꺾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정신력으로 이겨낸 경기였다”고 말했다.

권 감독이 선호하는 포메이션은 현대축구에서 주를 이루는 포백을 기본으로 한 4-1-2-3 포메이션이다. 광양여고 축구부에도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 구성은 △골키퍼 김수린 △수비(4백) 김예진, 정설아, 김민지, 홍성연 △수비형미드필더(1) 김다현 △공격형미드필더(2) 최한빈, 이진주 △3톱 곽로영, 정다빈, 김가연이 준결승과 결승전에 스타팅으로 출전했다.

주전은 3학년 6명, 2학년 2명, 1학년 3명으로 학년별 구성도 좋다.

권 감독은“기본적으로는 점유율을 중시하면서 스피드가 탁월한 왼쪽 공격수 곽로영(3년), 오른쪽 공격수 김가연(3년)을 수비에 가담시키지 않고 공격에 전담하는 전략을 펼쳤고 이것이 적중했다”며“로영이는 결승전에서 득점은 못했지만 팀을 잘 이끌어줬다. 주장 가연이는 득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만큼 더 노력해서 보충하려고 한다”며“코로나19로 동계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아직 수비 조직력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호흡을 더 가다듬어 다음 대회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권 감독은 올해 출전하는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겠다는 야무진 도전장을 내놨다.

권 감독은“현재 우리와 포항여전고의 전력이 제일 강하다는 평가받고 있다”며“중요한 길목에서 매번 맞붙을 것으로 보고 상대 분석과 우리의 장점을 살려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감독은 광양제철남초에서 축구를 시작해 광양제철중과 광양제철고를 거친 전남 유스 출신이다.

이후 배재대를 거쳐 대전시티즌에서 1년간 프로선수로 활동하다 태국 프로팀에 진출해 2년간 뛰었지만 전방 십자인대와 허리디스크 수술로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권 감독은“선수생활을 아쉽게 일찍 마감했지만, 지도자로 한 계단씩 단계를 밟아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을 이끌고 여자월드컵과 올림픽에 출전해 우승시키는 것이 축구 인생의 목표”라고 밝혔다.

재정부족, 축구부 운영 어려워

 

광양여고 축구부 운영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 문제다. 대회 참가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1년에 5개의 전국대회가 열리는데, 이 중 전남대표로 참가하는 전국체전을 제외한 4개 대회에는 예산문제로 매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통 1개 대회 참가비가 1300만원 정도 소요되지만 선수 대부분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월 30만원의 회비도 버거워 하는 아이들이 많다.

광양시나 지역사회에서 지금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선수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전남드래곤즈가 오랫동안 축구발전기금을 지원해 왔는데 3년전부터 이마저도 끊기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감독은“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전남도체육회에서 1000만원을 지원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광양여고 축구부를 광양시민이 모두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팀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민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대성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