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
소통칼럼 -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
  • 광양뉴스
  • 승인 2021.05.14 16:30
  • 호수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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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노자의 소통법 저자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

② 중용하면 중용된다

천하를 품을 요량이면 중용의 소통 스킬을 익히자.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저서로 논어, 맹자, 대학과 함께 사서 중 하나이다.

중용의 중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용은 평상을 뜻한다. 중용은 이 궁리를 담은 책이다. 또 어떻게 해야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를 규명한 책이다.

그래서 천하를 품기 위해서는 중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중용을 행한다는 것은 적과 아군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좋음도 싫음도 없으며, 유도 무도 아니어서 천하의 모든 사람을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용은 단순히 강약의 중간이나 행복과 불행의 중간이 아니다. 그저 본성에 따르는 것이다. 애당초 인간은 하늘로부터 성을 부여받아서 태어났다.

그런데 살면서 그 천성에 자기의 입맛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색상을 칠하면서 산다. 그로 인해 자기 임의대로 그것이 중간이라고 기준을 정한다. 그러다 보면 사람마다 중간의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중간의 힘이라고 말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강하거나 약한 힘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이 중간의 길이라고 말하는 길이가 다른 사람에게는 길거나 짧은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은 진정한 중용이 아니다. 중용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성이며 하늘이 내려준다. 그렇다. 애초에 하늘에서 내려준 성의 단계로 돌아가는 것이 중용이다. 그 성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궁리하는 것이 중용의 도이다.

중용 1장에“하늘에서 명한 것을 성이라고 명하고 성에 따르는 것이 도이며 도를 닦는 것이 교이다. 도는 우리의 몸에서 떨어질 수 없는 것이며 만약 우리 몸에서 떨어진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또 숨은 것보다 잘 나타나는 것은 없으며 미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니 군자는 자기가 본 것을 경계하고 무슨 일을 하든 신중하게 행하며 자기가 듣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홀로 삼가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숨어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잘 나타나고 미미한 것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에 남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 삼가해야 한다. 중용의 핵심 키워드는 중화이다. 중화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것이 섞여서 각각의 성질을 잃거나 그 중간의 성질을 띠게 하는 것을 말하며, 감정이나 성격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이다. 마치 아연과 구리가 화합하여 황동이 되는 것처럼 두 개의 서로 다른 것이 섞여서 하나의 새로운 것이 되는 것이 중화이다.

중용에는 이러한 중화의 실천적인 진리가 담겨 있다. 자사는 도라는 것은 우리 몸에 늘 있는 것이며, 그것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면 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도라는 것은 성을 따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몸에 있다. 우리 몸에 있는 성에 따르는 것이 도이다. 우리 몸에서 성이 떨어져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도는 있을 수 없다.

자사는 하늘로부터 명을 받은 성과 연관 지어 도를 말하고 그에서 끝내지 않고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하면서 노자가 말하는 도학과 다소 거리를 두는 형태로 도를 설명하고 있다. 자사는 그러한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중이고, 그것이 세상과 잘 조화를 이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자사는 공자처럼 수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화를 실천하는 중용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고 듣고 행하는 모든 것을 경계해야 하고 특히 자신이 홀로 있을 때 중과 화를 실천해야 그것이 중용을 실천하게 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화를 이루는 상태는 평소에 신독이라는 행위를 통해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중용이라는 것은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 없어서 늘 그대로의 이치라고 했다. 또 오직 군자가 되어야 능히 그 중용을 행할 수 있으며 소인은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고 말했다. 군자가 평상시에 중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것을 때에 맞춰 적정하게 꺼내 쓰는 데 반해 소인은 중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아무 때나 서슴없이 행동한다.

이상과 같이 중용을 행하는 군자가 천하를 품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 마음대로 시도 때도 없이 망령되이 행동하는 사람이 천하를 품는다면 금세 천하가 어지럽고 혼탁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