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콘텐츠 발굴 기획 - 이경모와 카메라 [1] 카메라 역사를 한눈에…광주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
광양문화콘텐츠 발굴 기획 - 이경모와 카메라 [1] 카메라 역사를 한눈에…광주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
  • 김호 기자
  • 승인 2021.05.28 18:16
  • 호수 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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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카메라 베스트 10을 설명하고 있는 이수환 관장.

1926년 광양에서 태어나 1948년 여순사건을 유일하게 취재해 격동기 근현대사의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남겨 역사를 기록한 국내 최초 종군기자 이경모 선생. 이처럼 대한민국 사진계에 한 획을 그었던 인물이지만 정작 고향 광양에서는 조명되고 있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다.

특히 10여 년 전,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이 이경모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에 광양신문은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광양시와 문화도시사업단, 광양문화원과 공동으로 이경모 카메라&사진 전시, 포럼을 개최하는 등 이경모 선생을 기념하고 박물관 건립 추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그런 여파가 작용해 지난 3월에는 도립미술관 옆 폐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광양예술창고’내에 이경모 선생 전시실이 조성돼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 다양한 카메라가 전시돼 있는 박물관.

 

전시실에는 선생의 사진자료를 디지털화한 아카이브가 조성돼 있고, 생전에 수집·소장했던 카메라 일부가 전시돼 있다. 광양신문은 지난해 한 걸음 더 진전된 건립 추진의 동기부여를 광양시와 시민사회에 제공코자 전국의 카메라·사진 박물관 기획취재를 추진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거의 모든 공연장과 전시장 등 문화·예술 공간의 잠정 폐쇄 및 휴관으로 결국 기획취재를 포기하고 올해 다시 기획취재를 추진하게 됐다. 광양신문의 이번 기획취재가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도립미술관 개관과 더불어 광양의 문화유산으로 손색없는 이경모 선생을 문화관광콘텐츠로 활용, 광양의 문화지수를 향상시키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연대별·특색별·용도별 1800종 전시

수집 30년, 카메라 역사 ‘베스트10 완성’

이경모 선생과의 콜라보 박물관 기대

 

올해 다시 찾은 광주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관장 이수환)은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동계로 5)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2015년 개관해 올해로 7년 된 박물관이다.

이곳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가치 있는 카메라와 영상제작용 카메라, 영사기, 환등기 등 1800여종(부속품 포함 5000여점)의 다양한 소장품들이 연대별·특색별·용도별 등으로 잘 정리돼 있어 카메라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그리고 지난 1년 새 박물관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져 있었다.

 

이수환 관장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 희귀 카메라들을 연대별 변천사로 정리해‘역사적 카메라 베스트 10’을 완성해 놓은 것이다.

이 관장은 어쩌면 이‘역사적 카메라 베스트 10’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 30년 카메라 수집에 열정을 쏟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역사적 카메라 베스트 10의 구성은 세계 최초 카메라부터 현재의 디지털카메라까지다.

한마디로 카메라의 족보를 정리해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소개를 하자면 먼저 ①세계최초 카메라로 불리는 1839년‘다게레오 카메라(프, 은판사진, 비공개)’②1865년‘뒤브로니(프, 카메라 내 현상가능, 비공개)’③1870년대 R.O.C lmp(미, 최초 기계식 수동 셔터, 비공개) ④1888년 Kodak NO.1(미, 최초 보급형 카메라, 종이필름) ⑤1913년 라이카(독, 최초 35mm 필름 사용) ⑥1929년 롤라이플렉스(독, 혁신적 디자인·성능) ⑦1948년 폴로라이드(미, 촬영 후 바로 인화) ⑧1957년 핫셀블라드(스웨덴, 우주선 탑재돼 달 표면 촬영) ⑨1959년 니콘 F(일, SLR 카메라용 최초 렌즈 마운트) ⑩디지털 카메라(메모리카드 사용, 카메라폰으로 발전) 등이다. 비공개 카메라들은 촬영이나 접촉을 할 수 없고 개인적 요청으로 눈으로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카메라들을 일반인들이 쉽게 관람하고 이해 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례로 얼마 전,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유학 온 딸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프랑스 문화예술계 고위 공직자 아버지가 국내 곳곳의 미술관과 박물관 등을 관람하고 출국 전 마지막으로 이곳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을 방문했다.

그 프랑스인은“한국의 미술관·박물관 등에서 특별함을 찾아볼 수 없어 이곳 또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 그런데 와서 보니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보석 같은 박물관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다른 곳의 만족도는 별 3개 정도였다면 이곳은 별 5개가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한편 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현재는 매주 토요일 하루(12시~20시)만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은 이 관장이 직접 전시품들을 설명하고 시연 및 체험, 기념촬영이 가능하며 1시간 가량 걸린다.

 

박물관의 가치는 콘텐츠

이 관장은“박물관 콘텐츠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들이 꼭 봐야할 것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전시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꼭 봐야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전시품이 있는 박물관이 가치 있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볼거리로서의 가치가 없으면 보러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광양에서 이경모 선생을 기념하는 박물관 설립을 추진할 경우 꼭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라며“콘텐츠를 잘 만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클 것이다. 특히 광양의 경우 인근 순천과 여수, 경남 서부권의 중심에 있는 도시로서 지리적으로도 매우 좋은 위치 좋은 콘텐츠 구축한다면 활성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광양시에서 환영해 준다면

박물관 이전 적극 검토할 것

인터뷰 말미, 이수환 관장이 뜻밖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문화도시를 지향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도시에서 자신의‘세계카메라영화박물관’을 환영해 준다면 이전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콘셉트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사진계 거장 이경모 선생의 출신지에서 자신의 박물관과의 콜라보가 만들어 진다면 색다른 하나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관장은“더 많은 분들에게 박물관을 소개하고 싶지만 박물관 규모가 작아 역사별, 테마별 전시가 사실상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광양시처럼 문화예술 인프라가 다소 부족한 도시에서 환영 받고 문화예술 산업의 첨병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박물관 이전도 검토할 수 있다.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겠지만 광양시로 이전이 가능하다면 옮겨 가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