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동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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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21.06.04 17:27
  • 호수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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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신 작가

내가 졌다 <초등학교 과학 4-2 1. 식물의 생활>

내가 졌다

이른 아침 연못에 갔더니

연잎 위에 앉은 개구리가

말똥말똥 나를 쳐다봤다

“너, 나랑 눈싸움하자는 거지?”

우리는 서로 꼬나보며 눈싸움을 했다

개구리는 등을 바짝 세우고

꼼짝도 않는데

내 눈은 어려오고 저려오더니

마침내 눈물까지 났다

“그래, 내가 졌다!”

*두꺼비가요

어제 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한 낮이 되자 멈추었어요. 그 사이 연못은 여기저기서 빗물이 흘러들어와 벌건 흙탕물이 되고 말았어요.

“에고, 이거 앞도 잘 안 보이고 숨쉬기도 어려운 걸 어쩐담!”

연못에서 살고 있던 개구리들이 투덜거리며 빗물과 함께 떠밀려온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로 올라와 위험을 피하고 있었어요.

“애들아, 그럴게 아니라 저기 깨끗한 새 물이 들어오는 곳으로 가자.”

“맞아, 새 물 좀 마셔보자.”

개구리들은 너도나도 퐁당 뛰어들어 새 물이 흘러들어오는 곳으로 헤엄쳐 갔어요. 새 물이 들어오는 곳은 연못을 만들기 위해 쌓아놓은 돌 틈이었어요. 새 물은 역시 생각만큼이나 신선하여 기분을 확 바꾸어 주었어요. 그런데 돌 틈에서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여러 마리 개구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기가 불편했어요.

“여긴 너무 좁잖아. 우리 새 물이 들어오는 곳을 찾아 저 위로 올라가 보자.”

개구리들이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 위로 폴싹폴싹 뛰어올라 갔어요.

“애들아, 나랑 같이 가자. 나도 좀 데려가 줘!”

그때 두꺼비 한 마리가 돌 위로 어기적어기적 힘겹게 기어 올라오며 말했어요.

“너 또 귀찮게 따라오는구나.”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딘지 우리도 잘 몰라. 너처럼 걸어서 언제 갔다 오니?”

“아냐, 나도 가고 싶어! 나도 궁금하단 말야!”

개구리들은 두꺼비가 따라오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자기들은 폴싹폴싹 뛰어갈 수 있으나, 두꺼비가 어기적그리며 따라다녀 같이 다니기를 꺼려했어요.

“으악! 뱀이다!”

그때 앞서가던 개구리들이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저만큼에서 아직 어린 뱀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기어오고 있었어요. 개구리들이 무서워서 덜덜 떨며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만 있었어요.

“애들아, 모두 내 뒤로 숨어. 내가 상대해 줄 테니까.”

두꺼비가 급히 겅중겅중 뛰다시피 앞으로 나섰어요.

“너 어떡하려고 그래? 뱀이야, 뱀!”

“걱정 마. 나에게도 다 방법이 있어.”

두꺼비는 뱀 앞으로 어기적거리며 걸어가 머리를 쳐들고 앞다리를 쭈욱 폈어요. 그리고 야무지고 당당하게 말했어요.

“너, 내 독 맛을 좀 보고 싶어? 빨리 가지 않으면 독을 뿜어내고 말 거야!”

그러자 뱀이 한 동안 혀를 날름거리며 망설이다가 슬그머니 뒤돌아 사라졌어요.

“와아! 두꺼비가 해 냈어. 해 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