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유일 국보,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민간주도 반환운동 본격화
[광양 유일 국보,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민간주도 반환운동 본격화
  • 김호 기자
  • 승인 2021.07.05 08:30
  • 호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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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단체 동참 협의체 구성
반환 위해선, 넘어야 할 산 많아
△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광양의 유일한 국보(제103호)이자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석등(통일신라시대 건립·높이 2.5m) 반환운동이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광양문화원(원장 김종호)과 광양YMCA(이사장 박두규) 주축으로 7월 중 지역 사회단체 등이 동참하는‘가칭)백운산 쌍사자석등 찾아오기 추진협의체’를 꾸리고, 8월 15일 광복절 전에 발대식을 갖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

이를 위해 추진 실무를 맡은 광양문화원은 지역 사회단체들에 추진협의체 참여를 호소하는 안내문을 발송해 최대한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범시민추진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시관계자는“광양문화원과 광양YMCA 등 지역사회단체가 주도적으로 광주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을 광양으로 가져오려고 추진하고 있다”며“관련 용역예산으로 도비 1000만원이 확보돼 있는 만큼 시 차원에서도 추경에 시비를 세워 관련 용역과 공청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타 지자체에서도 문화원이 주도해 문화재 반환을 이뤄낸 사례가 있는 만큼 지역사회 참여가 확대되고 협의체가 구성되면 최대한 노력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광양문화원 관계자는“광양에 도립미술관도 개관한 만큼 이곳에 쌍사자석등을 옮겨오면 좋겠다는 지역사회 여론이 높아져 있다”며“광양YMCA와 공동으로 추진위원단을 꾸리고 이달부터 가칭)백운산 쌍사자석등 돌려받기 추진을 위한 지역 사회단체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광양으로 옮겨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문화재를 찾아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도의회에서 쌍사자석등 학술연구비 예산을 확보해 온 김길용 도의원은“전국 여러 지자체에서도 원래 있던 장소로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추진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하반기에는 이를 위한 촉구 건의안을 도의회에서 발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지역사회의 노력에도 쌍사자석등 반환 추진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목소리다.

이전 장소와 관리 등을 둘러싸고 소유권을 가진 문화재청 승인과 광주국립박물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재청이 전국적으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한다고 해서 돌려주게 되면 국립박물관에 남을 유물이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더나가 국보는 국가재산으로 관리하는 유물이기 때문에 이관 대상이 다니어서 원칙적으로 반환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은 지난 1992년과 2009년 등 2번에 걸쳐 반환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광양군 시절이던 1992년에는 당시 광양문화원 주도로 범군민적 운동을 펼치며 문화재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 관리 부처에서 석등 보존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전한 환경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이유를 꺾지 못하고 무산됐다. 광양에는 이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김길용 도의원은“예전 반환 추진 당시에는 광양에서 관리할 만한 능력이 안 돼 반환이 무산됐지만 지금은 석등을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본다”며“광양 중흥산성에 있던 광양 유일의 국보이자 문화유산을 다시 찾아와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기록에 따르면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은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조선총독부에 의해 중흥산성에서 전남도지사 관사로 옮겨졌으며, 이후 △경복궁 자경전 앞 △1945년 해방 이후 경무대(청와대 옛 명칭)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덕수궁 △1972년 경복궁으로 다시 옮겨졌다가 1990년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져 현재 박물관 로비에 전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