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탄치마을 주민들…피할 수 있었던 ‘인재’
진상 탄치마을 주민들…피할 수 있었던 ‘인재’
  • 김호 기자
  • 승인 2021.07.12 08:30
  • 호수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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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부터 수차례 민원 제기
언제 또 무너질까 뜬눈 지새
△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진상면 탄치마을 사고현장
△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진상면 탄치마을 사고현장
△ 진상면 탄치마을 사고현장 복구 모습
△ 진상면 탄치마을 사고현장 복구 모습

지난 6일 산사태로 주택과 창고 등 건물 5채 파손(완파)과 인명피해(사망 1명)를 입은 진상면 탄치마을 주민들은 이번 재난이 피할 수 있었던‘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 초기인 2019년부터 산사태를 우려하면서 공사 진행 과정에서 흙과 돌이 떨어진다는 민원을 광양시에 수차례 제기했다. 

이에 시는 낙석 방지 등을 위한 현장 안전을 조치토록 보완할 것을 수허가자에게 통보했다.

지난해 6월에는 우기시 산사태 발생할 경우 주택에 피해발생이 우려된다며 조치해줄 것을 건의했다. 

시는 이에 △공사부지 내 발생 우수, 인근 배수로 우회 △산사태 예방 위해 부지 경계 일정거리 이격 △공사 피해 예방 위한 현장관리 철저 등을 수허가자에게 요청했다.   

지난 2월에는 주민들이 지질검사서, 환경영향평가서, 구조서례 내용증명서를 제출해줄 것을 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건축법, 자연재해대책법, 환경영향평가서법 등 평가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이후 지난 6월 3일에는 집 뒷산 언덕에서 비가 오면 토사유출로 위험 발생을 제기했다. 

시는 그러나 사업부지 경계로부터 일정거리 이격해 부지를 조성했다면서 허가지로 인한 토사 유출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다. 

결국 이 건의서 제출 1달 만인 지난 6일 경사면은 집중호우로 무너졌고 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이어졌다.

서병호 탄치이장은“6일 새벽 쿵쾅거리는 소리가 날 때 시간을 보니 정확히 5시 52분이었다”며“천둥 번개 소리는 나는데 하늘에서 번쩍이는 번개 불빛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 싶어 밖으로 나와 보니 심각한 상황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주민들이 놀라 뛰쳐나와 있었고, 마을 주변을 살펴보니 집 두채가 이미 무너지는 등 아수라장이었다”며“놀라서 밖으로 나온 주민들이 119와 112에 신고해달라고 애원했고 쓸려 내려온 토사로 인해 마을이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설명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임시거처로 삼고 지내지만 언제 또 토사가 떠밀려올지 몰라 불안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