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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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뉴스
  • 승인 2021.07.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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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라
광양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무더위가 위협하는, 혈관 건강에 대해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겨울은 더 춥고 여름은 더 더워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니 지구 건강도 무척 염려스럽습니다.

이번 주에는 무더위로 인한 혈관 이상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추위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더위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은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름철 무더위는 열사병, 일사병의 원인이 되는데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이기도 합니다.

우리 몸의 2/3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무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면 우리 몸의 수분이 빠져나가 피가 끈끈해집니다. 끈끈해진 피는 혈전(피떡)을 만들기도 하고 혈행의 속도를 늦춰 혈압을 낮추고 심할 때는 혈관을 막기도 합니다.

또한 몸의 열을 방출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키는데요, 이 또한 혈류의 속도를 늦춰 혈압이 낮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심장 부근의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낮아지면 몸의 곳곳에 제때 산소 공급이 어려워져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렸을 때 가슴이 조이고 머리가 어지러운 느낌이 들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혈관 상태를 점검해야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은 분,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분, 혈관 탄성도가 떨어지는 노인 분들은 무더위에 활동하는 것을 자제하셔야겠습니다.

무더위에 노출되었다가 어지럼증, 두통이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고 대화가 어려워지는 경우,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 오심이 생기면 *STR 진단법을 시행해봅니다. 그리고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간혹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때 더위 먹었다고 생각하고 내버려 두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원인은 병원에서 찾는 것이 좋습니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3시간으로 얼마나 빨리 병원에 와서 원인을 찾아 처치하느냐에 따라 경과가 달라집니다. 뇌졸중은 발생하는 즉시 신경 및 세포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뇌혈관, 심혈관을 지키는 방법도 알아야겠죠. 가장 좋은 것은 무더위를 피하는 것입니다. 뇌혈관질환은 급격한 온도변화에 예민합니다. 너무 덥다가 너무 추운 경우 뇌졸중 위험이 커지니 5~10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습니다.

그리고 탈수가 오지 않도록 물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이 마를 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1시간 이상 땀을 흘렸을 때는 전해질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온 음료를 추천해 드리며 콜라, 주스 같은 당 함량이 높은 음료는 체내 흡수가 느려 적합하지 않습니다.

무더위도 혈관 건강의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예방을 하는 것,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장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행복한 일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 STR진단법

Smile–웃어보세요.

Talk–(완전한 문장으로) 말을 해보세요.

Raise–두 팔을 올려보세요.

이 외에도 혀를 앞으로 내밀어보라고 했을 때 혀가 한쪽으로 구부러져 있으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