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 상수원 수어댐, 녹조 재확산 ‘비상’
광양시민 상수원 수어댐, 녹조 재확산 ‘비상’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10.11 08:30
  • 호수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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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전체 초록 페인트 칠한 듯
주민들, 원인파악·대책마련 절실
수자원공사, 수질 관리 비상근무
물속 산소 감소, 수질 악화 우려
△ 진상면 수어댐에 발생한 녹조의 교란 작업을 진행하는 수자원공사 순시선.
△ 진상면 수어댐에 발생한 녹조의 교란 작업을 진행하는 수자원공사 순시선.

광양시민의 상수원인 진상면 수어댐에 최근 녹조(綠潮)가 재확산하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7일 광양시와 진상면 주민 등에 따르면 수어댐의 녹조 현상은 이날 현재 댐의 최상류까지 전 수면에서 관찰되고 있다.

녹조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순까지 극성을 부리다가 9월 중순 들어 자주 비가 내리면서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추석 이후 맑은 날이 지속되고 태풍도 비껴간데다 10월 들어서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수어댐 녹조가 급속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녹조는 마치 초록색의 페인트를 뿌린 것처럼 수면에 퍼져있고, 심한 곳은 2~3m 아래까지 관찰되고 있다.

녹조가 한창이던 지난 9월 초 2차례 실시한 수심별 조류 개체 수 조사에서 표층의 경우 유해남조류 개체수(cell/ml)는 1차 9400개, 2차는 4610개로 확인됐다.

수심 13m와 수심 19m에서는 관찰되지 않았지만 표층의 경우 관심단계인‘ml당 1000개 이상’을 지나‘경계’(ml당 1만개 이상)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다만 시민들이 걱정하는 상수원 취수는 수면 약 14m 아래 수심에서 이루어지는 탓에 유해 남조류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의 재확산에 안길봉 진상면발전협의회장은“9월초에 극성을 부리던 녹조가 좀 사라지는가 싶더니 다시 상류까지 차올라 댐 전체가 모두 녹색으로 변해 수질이 우려된다”며“수자원공사와 관계 기관의 녹조 발생 원인 파악과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조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도 비상이 걸렸다.

수자원공사는 확산하는 녹조 탓에 직원들의 비상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취수탑을 수심 13m 아래로 옮겨 물을 취수하도록 했다.

또 취수탑 최고 상부와 아래의 물을 적절히 섞어 하류에 흘러 보내고, 취수탑 주변에 녹조를 흡입하는 펌프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취수탑 상판위에서는 물대포를 쏘는 형식으로 녹조 오염을 분산하고, 순시선을 활용해 취수탑 주변의 녹조 교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녹조는 다양한 원인이 있어 원인 규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현재는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주시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녹조피해를 막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도 근본적 방안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댐 준설과 오염원 차단, 유입 수량확보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녹조는 수생태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조류(규조류·녹조류·남조류) 중 남조류의 과다 성장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남조류는 강이나 호수에 영양물질이 풍부해지는 현상인 부영양화로 인해 늘어나며 원인은 생활하수나 농업용 비료, 공장폐수 유입이 꼽힌다.

영양물질이 유입될 때 강한 일조량과 느린 유속, 고수온의 조건이 겹쳐지면 녹조 발생이 급속도로 이루어져 물속 산소를 감소시키고 수질 악화를 불러온다.

특히 남조류 중에는 인체에 유해한 종류도 있어 인체에 흡수될 경우 신경과 간세포 등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