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전쟁의 神, 손자의 소통법
[소통칼럼] 전쟁의 神, 손자의 소통법
  • 광양뉴스
  • 승인 2021.10.22 15:51
  • 호수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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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소통 천하의 저자

많은 사람이 손자의 소통 방식을 전투적인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손자병법에 쓰인 단어들이 전쟁용어라서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손자의 소통 방식은 전투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고차원적인 소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실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인적으로 적군보다 뛰어나야 하고 물자도 풍부해야 하며, 전략과 전술도 뛰어나야 한다. 또 하늘과 땅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손자는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승산을 따져서 이길 확률이 있을 때만 전쟁을 하라고 말한다. 아울러 전쟁을 하기 전에 이미 이겨 놓고 하라고 말한다. 이런 측면을 볼 때 손자의 소통 방식은 승리를 기반으로 하는 준비의 소통이다.

둘째 손자의 소통 방식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앎의 소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손자는 전쟁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식량이나 무기가 아니라 정보라고 했다. 또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극히 사소한 정보라고 말하는 손자는 손자병법 용간편에서 정보의 중요성을 강도 높게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보가 없으면 승산을 따질 수 없고 아군과 적군의 전력을 비교할 수 없어서 전략도 전술도 구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통을 할 때에도 위와 마찬가지로 상대방과 자기에 대한 정보가 많아야 한다.

특히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상대방은 어떤 스타일의 소통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알아 가는 과정은 자기 마음 안에 불을 밝히는 과정이고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지 못한다. 아는 것이 있어야 사람도 알 수 있다.

사실 전쟁의 신은 전쟁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쟁에 필요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승의 전쟁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그는 가능한 한 전쟁을 하지 않고 모략이나 외교로 이기는 것이 최상이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쟁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통을 할 때도 사전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그에 맞춰 소통해야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손자의 소통 방식은 전략적인 소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얼핏 보면 손자의 소통 방식은 야누스적이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기준과 원칙을 고집하다가 기회다 싶으면 안면 몰수하고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곳을 예측하기 곤란한 시간과 속도로 공격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생각하면 손자가 강조하는 소통 방식은 꼼수가 많아 조금은 얄밉다. 하지만 글로벌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의연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러한 소통 방식도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오히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손자의 소통 방식은 소통하기 이전에 사전에 소통 문화를 다지는 문화의 소통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략이 원만하게 실행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가 먼저 조성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조직문화를 의미한다. 즉 장수의 명령에 따라 부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고, 전략과 전술이 보안이 잘 유지된 상태에서 실행되어야 하며, 모든 군대가 조직 구조에 따라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이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갖추어야 전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손자의 다섯 가지 소통 방식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 준비의 소통, 앎의 소통, 부전승의 소통, 전략적인 소통, 문화의 소통을 한다면‘관계와 성과’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