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광양향우(진상면 황죽리 출신)] 서울시 38세금징수과 ‘현대판 암행어사’…이병욱 과장
[자랑스런 광양향우(진상면 황죽리 출신)] 서울시 38세금징수과 ‘현대판 암행어사’…이병욱 과장
  • 김호 기자
  • 승인 2021.11.05 15:57
  • 호수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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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징수 업무 18년…3조대 세금추징 기여
조세정의구현 파수꾼으로 혁혁한 공로 인정
고향 그리움 가득…재경향우회 활동이 위로

1000만원 이상 지방세 고액체납자들의 재산을 추적하여 징수하는 서울특별시 38세금징수과.

이 부서의 중심에는‘현대판 암행어사’라고 불리며 18년째 세금징수 업무를 맡고 있는 광양향우 이병욱 과장이 있다.

2001년 창설된 38세금징수과는 지난 20년간 총 3조6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으며, 이병욱 과장은 이 부서의 원년멤버다.‘38세금징수과’의 이름은‘모든 국민은 납세의무가 있다’는 헌법 38조에서 따왔다.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은 다른 부서 공무원과 달리 △체납자의 가택수사가 가능한 세무공무원증 △검찰 발급 민생사법 경찰증 등 3개의 공무원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시청 소속이지만 △특정인물에 대한 심문 △압수수색 △디지털포렌식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현대판 암행어사’라고 불린다. OCN 드라마‘38사기동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병욱 과장에 따르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관리하는 지방세 체납액은 지난 8월 기준 약 3조원에 이르며, 이 중 고액체납자 약 2만6000명이 내지 않은 세금은 2조560억원에 달한다.

이 과장은“고액체납자들의 첫마디는 대부분 생활이 어렵다는 것”이라며“그러나 강남 압구정 아파트에 호화롭게 사는 체납자들이 힘들다고 말할 땐 헛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홈페이지에 실명이 공개되는 것 정도를 부끄러워하는 고액체납자는 극히 드물다”며“비양심 고액체납자의 경우 얼굴까지 공개하는 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병욱 향우가 지난 3월 가상자산 등을 통한 신종 은닉수법에 대응한 치밀한 기획 분석으로 조세채권 추징·확보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이병욱 향우가 지난 3월 가상자산 등을 통한 신종 은닉수법에 대응한 치밀한 기획 분석으로 조세채권 추징·확보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고액체납자들의 숨겨둔 재산을 찾아내 징수하는 조세정의구현의 파수꾼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욱 과장은 그동안 방송이나 신문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2회) 등 다수의 상을 받기도 했다.

 

공무원 계기…사회 기여

향우들과 서로 돕고 의지

이병욱 향우는 진상면 황죽리 구황마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폐교된 진상북초와 진상중(31회)을 거쳐 광주로 유학을 떠났다. 현재 고향에는 오래 전 귀촌해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형님 가족이 연로하신 모친을 모시고 살고 있다.

이병욱 향우는 30대 초반(1993년) 다소 늦은 나이에 서울시 지방세무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지방세무직렬 공무원이었지만 인사과, 행정과, 인력개발과, 총무과 등 주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광양 출신 향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병욱 향우는“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향우 공무원들끼리 서로 돕고 의지하면 좋을 것 같아 서울시공무원 광양향우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며“향우 모임 만들길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늘 즐겁게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을 봤을 때 자신은 공무원이 천직인 것 같다는 이병욱 향우는 진상중 재학 시절 어치계곡에 있는 구황리에서 진상면소재지까지 수 킬로미터나 되는 꽤 먼 거리를 매일 통학했다.

버스가 오전·오후·저녁 3번 정도 다녔기 때문에 학생들 대부분 방과 후 걸어오거나, 학교 앞 만화방, 어묵집 등에서 놀면서 저녁버스를 기다리곤 했는데 어린 나이였지만 그렇게 허비하는 시간이 정말 아까웠다고 한다.

이병욱 향우는“그때 어른이 되면 어치계곡에 사는 어린학생들을 위한 통학차량(셔틀버스)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성인이 돼서는 어릴 적 꿈도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도 할 수 있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공무원이 가장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공직에 몸담게 됐다”고 말했다.

△ 상을 받은 후 기념촬영
△ 상을 받은 후 기념촬영

이병욱 향우는“가끔 신문이나 방송에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고향 친구들이 격려 전화나 응원 문자를 보내주곤 하는데 큰 힘이 된다”며“SNS를 통해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고향소식을 접하고 있는데도 늘 고향이 그립고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고향을 떠난 분들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힘든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고향과 향우들은 언제나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 큰 언덕이라고 생각한다”며“그래서인지 늘 광양의 발전과 광양인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