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칼럼] 생이지지(生而知之) :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알다
[고전칼럼] 생이지지(生而知之) :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알다
  • 광양뉴스
  • 승인 2021.11.12 16:34
  • 호수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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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 연관단지 대한시멘트 1공장
이경일

공자가 말했다.“태어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 최상이요(生而知之), 배워서 아는 사람이 그 다음이며(學而知之), 막힘이 있어서 배우는 것은(困而學之) 그 다음이다. 막힘이 있어도 배우지 않는 것은(困而不學) 최하이다.”

이 이야기는《논어(論語)》〈계씨편〉에 나오는 공자의 학문에 관한 이야기다. 나면서부터 아는 것을‘생이지지’라고 했다.

즉 태어나면서부터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깨우쳐 안다는 성인(聖人)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가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하여 특종(特種)으로 보기도 한다. 다섯 살에 국악 신동(神童)이 나오기도 하고 일곱 살에 천재 바이올린 스타가 나오는가 하면 중학생의 나이에 독학으로 대학에 입학하여 수석을 차지했다는 것들을 특종으로 보곤 한다. 이런 아이들은 나면서부터 알고 태어났을까?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아이가 선천적으로 재능을 어느 정도 가지고 낳았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의 열성과 본인의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보통 부모님이 좋아하는 것을 옆에서 자주 보거나, 언론매체를 통하여 보고 배워 자기가 좋아하므로 열심히 하여 발전한 것이다. 모든 것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동양에서 인류역사상 최초로 지식을 팔아먹고, 문명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쳤다고 하는 공자(孔子)도“나는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吳)나라 태재가 공자제자 자공(子貢)에게 물었다.“당신의 스승 공자는 성인이신가? 어찌 그리 모든 일에 다재다능하신가?”

자공이 대답한다.“원래 하늘이 허락한 성인이라 다재다능하십니다.”나중에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자공에게 말하기를“태재가 나를 알아보는구나, 나는 어렸을 때 미천해서 천한 일을 싫어하지 않고 해냈다. 그래서 이렇게 능할 수 있었다. 군자가 다 능(能)하겠는가. 그렇지 않다.”

공자 역시도 어려서 천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견뎌 냄으로 동양 최고의 학자가 되었다. 옛것을 좋아하여 이를 재빨리 찾아 배워서 알았다.

이렇게 말한 것을 본다면 공자가 실제로 어려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힘든 상황에 처해서 다른 사람보다 훨씬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 속에 우리는 천재(天才)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열다섯 살의 천재는 있어도 열다섯에 대가(大家)는 없다고 한다. 과연 이 세상에‘생이지지’하는 사람이 정말로 있을까?

내가 보기에는 신(神)이 아니고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배우거나,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았거나, 아니면 자기가 일을 하면서 깨우쳐 경험으로 알아진 것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깨우친 것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알아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는 흙 수저나 금 수저나 거의 비슷하다.

커가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살아가면서 조금씩 달라져 마침내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된다.

즉 후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기 생활과 환경 속에서 적응하고 자라나면서 변화하고, 부모 친구 스승 등등 주변 환경에 따라 인간의 방향이 달라지고, 사고(思考)가 달라져서 차등이 생겨 그 쓰임이 달라진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莊王)이 삼년불비(三年不飛) 즉, 삼년동안 아무런 일도하지 않고 후궁들만 끼고 놀다가 어느 날부터 정신을 차려 정사를 돌보면서부터 나라가 안정되어 태평해졌다.

나라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자 다방면에 밝은 학자들을 모아놓고 후세에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말을 모아 책으로 간행하도록 했다.

학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갖 좋은 명언들을 모으고 정말로 후세에 지침서가 될 만한 말들을 엄선해서 책으로 만들었다. 누가 보아도 좋은 책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종이가 없고 모든 기록을 죽간(竹簡)이나 목간(木簡)에 하던 시절이라 분량이 너무 많아 보통사람들이 읽기가 곤란했다. 그리고 당시는 문맹자가 너무 많기도 했다.

그래서 장왕은 분량을 줄이라고 명을 내렸다. 학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줄이고 줄여서 한권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시 이제는 줄여서 한 줄로 만들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또 다시 학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한 결과 한 문장으로 줄였다.

여기서 나온 말이“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문장이다. 공부도 역시 마찬가지로 내가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

내가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부자는 있을 수 있어도 천재는 없다.

천재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후천적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누구든지 남보다 훨씬 더 노력하면 천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천재(天才)가 못되면 수재(秀才)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