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부족…광양, 컨테이너 화물차 많아 ‘불안’
요소수 부족…광양, 컨테이너 화물차 많아 ‘불안’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11.15 08:30
  • 호수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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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혈관’ 트레일러 멈춤 가능성
軍 비축 물량, ‘컨’ 화물차 우선 공급
광양항·제철소, 여유분 한달치 정도
△ 지난 11일 요소수를 주입하기 위해 광양항 내트럭 광양황금사업소 주유소를 찾은 컨테이너 화물차가 끝없이 줄지어 있다.
△ 지난 11일 요소수를 주입하기 위해 광양항 내트럭 광양황금사업소 주유소를 찾은 컨테이너 화물차가 끝없이 줄지어 있다.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촉발된 물류대란 가능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제철산업과 항만산업이 집중된 광양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일상생활과 긴밀한 승용차를 비롯해 각종 화물트럭, 버스, 건설현장의 중장비, 물류 관련 장비, 여객, 농업기계 등 광범위하다.

특히 광양지역은 지역경제의 양대 축인 광양항과 광양제철소가 있고 이곳의 제품을 수송하는 화물차가 멈출 경우 지역은 물론 국가적인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1일 정부가 군(軍)으로부터 확보한 요소수 200톤의 우선 공급에 나섰다. 광양항에서도 긴급 물량공급이 이뤄졌지만 이날 제공된 물량이 소량이고 물량 공급도 한번에 그친 까닭에 화물차 기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광양시 등에 따르면 이번 요소수 긴급 공급은 컨테이너 물동량이 많은 전국 5대 무역항 인근 32개 주유소에서 진행됐고, 우선 공급 대상은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트럭이다.

32개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부산항 7곳, 인천 8곳, 광양 5곳, 울산 6곳, 평택 6곳이며 판매량은 화물차 1대당 최대 30리터(10리터 용기 3상자)다. 판매된 요소수 가격은 10리터 당 1만2000원이다.

광양항 지역에서는 내트럭 광양사업소 주유소와 내트럭 광양황금사업소 주유소, 희망찬 주유소, 고향주유소, 시원주유소 등이며, 판매소당 각 6톤씩 총 30톤이다.

요소수를 판매하던 한 주유소 관계자는“정부의 조치로 군 비축 요소수를 공급하고 있고, 화물차 기사들도 잘 협조해 주며 질서있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는 5곳의 주유소에 각각 지게차 1대와 공무원 2명을 배치해 요소수 하차와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또 주유소 요소수 판매 대장을 작성하고 요소수 매점매석 금지 등 지도·단속도 펼칠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 화물차 기사는 오랜 시간 기다림에도 공급받는 요소수가 기대 이하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운전자는“오전 10시30분부터 아무 일도 못하고 기다린 끝에 겨우 30리터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 정도로는 하루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며“정부가 화물차 기사들을 상대로 장난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요소수 판매가 이뤄지는 광양항의 주유소 주변 도로에는 화물차량 수십대가 끝없이 줄을 서 요소수 주입을 기다리는 모습이 펼쳐지며‘요소수’대란을 실감케 했고, 도로 주변에는 경찰 차량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처럼 정부가 나서 군 비축 요소수까지 긴급 공급에 나선 것은 산업의 혈관으로 불리는 트레일러가 멈출 경우 물류대란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수출입 컨테이너를 이송하는 트레일러 차량의 경우 운행거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한달에 300~400리터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광양항을 드나드는 컨테이너화물차량은 하루 약 3000대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광양지역도 현재 다양한 요소수 수요처가 있다. 기본적으로 광양시에 등록된 경유 차량만 1만6148대로 집계됐다. 이 중 승용차는 9458대, 승합차 684대이며 레카차와 컨테이너 트레일러 등 특수화물차는 671대, 2.5톤 미만의 일반 화물차도 5335대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산업용 장비와 항만에서 사용하는 각종 트랙터, 광양제철소 내 설비, 농업 및 어업용 장비 등도 경유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양제철소에서는 공장 내의 질소산화물 저감설비 20곳에서 요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포스코가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사용중인 요소수 재고는 약 1개월 정도 사용할 수준으로, 향후 요소수 공급은 주변 여건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안정적인 요소수 수급을 위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구매처 다변화 등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양항의 경우도 항만 장비인 리치스테커(컨테이너를 찍어 상하차하는 장비) 14대 중 4대와 야드트랙터 78대 중 6대가 경유를 사용한다. 이곳 역시 앞으로 1~2달 정도의 요소수는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