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교육칼럼
  • 광양뉴스
  • 승인 2021.11.26 17:27
  • 호수 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 교육칼럼니스트

대한민국 미래 이끌, 젊은이들 생각을 묻는다

전쟁은 참혹하다. 지금 무력충돌로 일어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지역 내전의 상황은 남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 선조들이 겪은 삶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살아계신 50년대 이전 출생하신 분들은 피할 수 없이 겪었던 체험이기도 하다.

이처럼 처참했던 한국은 6.25전쟁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당시 우리는 많은 참전국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들 국가와 비교해 경제성적표를 봤더니 우리나라 성장속도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 당시는 전쟁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파괴된 항만과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공항만 남았다. 한마디로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었다. 기반시설은 모두 폭파됐고, 마을은 잿더미가 됐다.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에 불과하던 전쟁 직후 우리의 모습이다.

포성이 멈춘 지 70여년의 짧은 기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1인당 국민소득은 정전 당시보다 337배 뛰었고, 국내총생산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캐나다 참전용사인 오스왈드 랜드리는 한국을 방문하여 “이렇게 짧은 기간에 한국인들이 이뤄낸 것들을 보면 정말 놀랍고 훌륭합니다”라고 감탄사를 쏟아냈다.

최근에는 한류를 주도하는 K-팝이나 세계를 놀랍게 한 오징어 게임 등으로 세계는 더욱더 시간과 공간의 벽이 거의 완벽하게 허물어지고 비약적으로 넓어진 글로벌 무대가 활짝 열렸음을 느낀다.

우리가 스스로 자랑을 하면 별로 믿지 않겠지만 한국학 대가인 마크 피터슨 교수는 K-컬처의 힘이 “한국 문화역사상 그리고 한류 역사상 이보다 빛날 순 없었다”면서 한류가 글로벌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한류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며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K-컬처는 영화·음악·드라마·스포츠·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한류 열풍을 몰고 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이제는 누구나가 알아차리는 ‘오징어 게임’, K-푸드의 세계 확산은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호기심, 매력을 이끄는 핵심단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세기 변방의 나라였던 한국이 21세기 중심국가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는 많은 땀과 눈물의 과정이 있었다. 이같은 역사를 소홀히 하는 현재가 아쉽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이러한 열매는 지금의 청년들이 아닌 전 세대들이 쌓아올린 열매다. 지금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를 비롯하여 장차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의 생각 속에 무엇이 가득차 있는가를 우리는 진지하게 묻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 2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17개 선진국의 성인 1만8850명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개방형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쉽게도 “당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미국, 영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답변 1순위는‘가족’이었다. 이 질문에‘물질적인 풍요’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온 건 한국이 유일했다.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나라는 스페인(48%)이었다. 네덜란드는 31%, 독일·스웨덴은 22%로 나타났다. 건강 항목에서 한국은 17%로 17개국 중 9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다.

정신적 영역인 종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응답률은 미국이 1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뉴질랜드 5%, 호주 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로 17개국 중 15번째였다. 한국은 기독교인 비중이 높은 나라로 해외 선교에도 열심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지금 누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면서, 어떤 정신적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지 나 자신부터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