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민운동으로서의 사회복지 (이재호)
새로운 시민운동으로서의 사회복지 (이재호)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26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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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 광양자활후견기관장
모든 단체나 조직이 추구하는 공통된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각 단체나 조직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정체성이 다르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한마디로 쉽게 말한다면 “우리 함께 모여 다같이 잘 먹고 잘 살자”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국가 조직이건 시민사회단체건, 또는 임의단체건 간에 방법과 미치는 정도의 차이는 다르겠지만 결국은 더불어 잘살자는 데에 대한 논의와 접근을 하는 것이고 분야는 다르지만 결국은 “함께 모여 잘 먹고 잘 살자”는 명제를 실현하기위해 노력해가는 것이라 여겨진다.

우습지만 방법과 수단이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저버리는 범죄행위를 모의하는 조직에서까지 결국 이같은 명제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역설하자면 “우리 함께 모여 다같이 망해 봅시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형성되는 조직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은 사회의 양적 팽창과 이슈의 대립이라는 동력원을 통해 양적팽창과 함께 성장해 왔다. 물론 시민운동이 추구하는 바를 달성했다고 보기엔 아직도 요원하고 시기상조 라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과 그래도 어느 정도 내실을 다지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운동이 남은 최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민운동 시스템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의 도입 이후 완전한 시민운동의 방향과 정체성, 그리고 시민조직간의 네트워크 형성이 미흡한 지역의 시민운동의 미래는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시민운동가 내부에서 마저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 18일 광양자치포럼이 주최한 모임에서 성공회대 김정훈 교수는 시민운동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마디로 우울한 미래, 불안한 희망”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의 시민운동은 운동형태에 따라 다양한 생존경로를 가질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그 예로 위탁, 공모사업, 그리고 종교적 기반 등의 자생력을 갖는 단체만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조직은 소멸 되는 소수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또 현재 시민운동 역시 “사람도 없고 이념도 없는 구조적 위기”라고 주장하면서 시민운동의 전망에 대해“때늦은 도약, 불안한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시민단체의 활동이나 성과, 그리고 시민운동의 발전방향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김 교수의 발제문을 통해 시민운동의 활로를 사회복지영역에서 찾을 수 있다는데 충분한 공감을 갖고 있다.

이슈의 변동과 사회구조의 변동 속에서도 사회복지에 대한 수요만큼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는 지역 시민운동은 새로운 발전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김교수의 말대로 사회복지영역과 생활공동체운동을 우선 연계시키고 이를 자치 및 정치공동체 운동으로 발전 한다면 지역의 시민운동은 사회구조변동과 시민운동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싶다.

특히 중앙중심의 시민조직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는 대변형조직으로 그 발전방향을 잡아가고 지역의 시민운동은 지역의 시민운동 수요와 함께 하는 실천운동으로 추진력을 얻어 가는데 사회복지 영역이 새로운 시민운동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싶다.

아쉽게도 사회복지 영역은 광양지역의 시민운동의 중심축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회가 안정되고 시민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선진국들은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시민운동이 태동되고 여기에서 얻은 동력이 또 다른 시민운동영역으로 확산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시민운동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사회복지 운동 영역에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입력 : 2005년 0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