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스마트항만 기획보도 ①]
[광양항 스마트항만 기획보도 ①]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12.06 08:30
  • 호수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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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스마트항만으로 거듭나는 ‘광양항’

‘광양항 자동화항만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인‘한국형 스마트항만’구축사업이 광양항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광양항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지역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양신문은 광양항과 관련된 사업의 이번 예타 통과에 맞춰 자동화항만구축사업이 갖는 의미와 향후 기대효과, 과제 등을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자동화항만 테스트베드 구축사업…기재부 예타 통과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사업비 6915억원 투입

로봇 장비·자율주행·지능형 운영시스템 적용돼 운영

<글싣는 순서>

▶ 1. 스마트항만이란 무엇인가?

2. 항만자동화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

3. 주요 해외 자동화항만 운영사례

4. 자동화 항만 구축의 명암...향후 과제

‘광양항 자동화항만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은 광양향에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항만(스마트항만)을 구축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은 지난달 26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낙후된 광양항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업 대상지는 광양항 3-2단계 부두 전 영역(안벽, 이송, 야드)을 포함하며 사업기간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다. 이 기간 동안 총 사업비 6915억원(정부 50%, 공사 50%)이 투입된다.

이 사업의 운영경험과 실적은 차후 부산, 인천 등 국내 주요항만의 안정적인 자동화 설비 도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광양항은 그동안 설비 노후화로 인한 항만 효율성 악화, 연이은 대형선사들의 부산항으로의 이탈, 배후부지의 포화 상태로 인해 신규 물동량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매우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서동용 의원 등 정치권과 여수광양항만공사, 광양항만 관련 업계, 광양시 등은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사업에 주목하고 지역의 최우선 과제로 삼기에 이르렀다.

스마트(지능형)항만이란

스마트항만은 자동화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을 집약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종합해 자동·자율적으로 물류흐름을 최적화하는 항만을 의미한다.

IoT, AI 같은 정보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이용해 자동화, 물류 최적화를 이룩하고 더 나아가 에너지 효율화와 친환경, 배후도시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범위로 의미를 확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수집, 가공, 분석, 공유 등이 가능한 정보흐름의 허브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관련된 모든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스마트항만의 포괄적인 개념이다.

즉 스마트항만은 기존의 u-Port, Intelligent Port, Automated Port 등 이전에 등장했던 개념이 함축된 것으로, 항만을 포함한 물류망의 모든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 양방향 정보교환을 통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자율형 항만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항만은 해외에서 더 이상 공급망의 단순한 연결 지점인 노드(node)로만 보지 않는다. 통합물류, 효율적 에너지 활용, 친환경 실현, 도시와의 연계 등 포괄적인 개념으로 항만의 개념을 확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이 스마트항만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이다. 로테르담항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물류, 에너지 및 산업, 항만 인프라, 항만도시, 전략 등 5개 부문에 대한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각 부문별 프로젝트를 구분해 수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스마트항만이 자동화→정보체인화→지능화 단계를 거쳐 완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1단계인 ‘자동화’는 스마트항만의 기본단계로서 하역·이송·보관·반출의 전 단계를 무인자동화 하는 개념이다. 2단계인 ‘정보체인화’는 물류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저장·공유하여 화주, 선사, 세관, 하역사, 항만당국 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계를 말한다.

마지막 3단계인‘지능화·친환경화’는 물류흐름 속에서 공유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터미널 운영 및 물류를 최적화하는 과정이 완전 자율화된 수준을 의미한다.

완전무인자동화터미널(Fully Automated Container Terminal)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항만 내 모든 하역·이동장비들이 완전 무인으로 운영된다.

완전무인자동화 항만은 로봇공학과 지능화된 컴퓨터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저렴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컨테이너터미널 내 모든 무인장비들의 움직임은 1mm까지 정확히 측정되며 장비들의 이상상태 또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터미널 내 모든 물류흐름은 로봇 장비와 자율주행, 그리고 지능형 운영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

실제 2015년 이후 건설된 완전무인자동화터미널은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작업을 중앙통제실에서 원격으로 제어하고 있다. 무인자동 안벽크레인을 통해 선박에서 들어낸 컨테이너를 AGV(자동운반차량)에 올려놓게 되면, AGV는 자율주행을 이용하여 지정된 저장 공간(자동화 야드)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한다.

ASC(자동야드크레인)는 AGV가 자동화 야드에 도착하면 이를 인식하고 컨테이너를 자동으로 집어서 비어 있는 저장 공간으로 자동적재하게 된다. AGV가 배터리 잔량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충전 스테이션까지 이동하면 무인로봇이 배터리를 교체해 준다.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은 무인·자동으로 수행되며, 관리자는 항만 내의 모든 자동화 장비의 움직임을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다.

갈길 먼 국내 항만 자동화

국내의 항만들이 스마트항만으로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과 해외 선진항만의 자동화 수준을 비교하면 격차가 있다.

먼저 자동화 수준의 경우 국내 항만은 반자동화 단계로 볼 수 있다. 안벽에서 컨테이너를 수동으로 하역하면 야드에서 처리되는 과정은 무인 원격운전 형태로 컨테이너를 장치장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반면 미주와 유럽, 중국 항만들은 선박 하역에서 이송작업, 장치장 작업까지 완전 자동화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스마트항만 도입이 늦은 가장 큰 이유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에 따른 항만 직무 변화와 노동시장의 준비 및 유연성 부족의 문제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타 업체와 데이터 연계를 할 만큼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플랫폼 설계능력의 부족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IoT를 활용한 정보 수집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는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핵심 경제정책의 하나로‘스마트해상물류’를 선정했다. 스마트해상물류는 자율운항 선박과 초고속 해상교통망(e-Navigation), 스마트항만을 연계해 해상물류를 첨단화하는 과제다.

그 중에서도 육·해상 물류의 중심인 항만의 스마트화가 핵심과제로 꼽힌다. 여기에는 스마트항만 실현을 위해 터미널 간 화물정보공유시스템(부산항 대상)을 구축하고, 신규터미널의 하역 자동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