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화→송전탑, 관심없는‘초남~세풍’송전선로
지중화→송전탑, 관심없는‘초남~세풍’송전선로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1.12.06 08:30
  • 호수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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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시관리계획 변경‘철탑 건설 가능’
현 공정률 40% 이상…중단 가능성 없어
시의회, 행감서 무성의한‘시 행정’질타

광양시의회가‘광양항~율촌 154KV 송전선로 건설사업’과정에서 드러난 광양시의 무성의한 행정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광양시의회는 지난 2일 열린 행정사무감사를 통해‘광양항~율촌 송전선로’가 당초 해저터널 통과하는 지중화 대신 바다를 공중으로 통과하는‘가공선로’형식으로 변경된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산업건설위원회 정책질의감사에서 박노신 의원은“광양시가 구봉산 구간은 지중화 하기로 하면서도 이미 지중화로 계획된 초남~율촌 구간을 가공선로로 협의해 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한쪽에서는 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가공선로를 협의하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광양시가) 초남~율촌산단 구간을 가공선로로 하면서 보안까지 지켜왔다”며“이제는 공사절차가 너무 많이 진행돼 돌이킬 수도 없게 됐다”고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시의 행정 행위에 분노와 배신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광양시는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하고, 한전의 행위가 도를 넘지 않도록 마지막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는“송전탑을 세우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과정에서 시 관련 부서의 협의 의견을 청취했으나 모두‘의견없음’을 밝혔고, 이후 도시관리계획 결정안 주민공람공고에서도 의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보충 설명에 나선 담당 국장은“도시계획 변경 과정에서 (광양시 직원들이) 한전에게 설득 당해버린 것”이라는 말로 시의 노력이 부적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광양항~율촌 154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세풍산단 전력공급과 율촌산단 계통연결을 위해 백운변전소~광양항~세풍변전소~율촌변전소의 19㎞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중 약 2.6㎞를 가공선로로 건설하고 16.4㎞는 지중화로 진행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초남~율촌 구간은 총 연장 5.4㎞이며 지중선로 2.8㎞, 가공선로 2.6㎞로 구성된다. 건설되는 송전탑은 총 8기다. 초남에서 세풍까지 6기의 송전탑이, 율촌 쪽의 순천시 행정구역에는 2기가 들어선다.

현재 공사는 전체 공정의 약 40% 정도가 진행된 상태이며 투입되는 사업비는 총 350억원, 공사 완료는 2022년 12월 예정이다.

당초 지중화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세풍구간 송전선로가 가공선로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3월 공사가 시작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세풍발전협의회는“최근 주민들과 협의 없이 송전선로 계획을 변경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들은“2016년 초남~율촌 구간이 지중화로 설계됐으나 올해 2월 4일 광양시의 사업실시계획 인가 고시를 통해 송전탑 건설로 설계가 변경됐다”며“한전은 송전선로 사업에 주민의견 수렴, 주민설명회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아무런 주민 소통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가공선로 구간이 세풍산단 건설로 인한 집단이주 예정지와 인접해 전자파 피해도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의 입장과는 달리 한전 측은 송전탑 기초공사 공정율이 45%에 이르고, 세풍산단 입주기업의 전력공급 계약이 2022년 4월이란 점을 내세워 가공선로 건설 공사 중지나 선로변경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설 중인 154㎸ 송전선로 700m 이내의 주택은 송전선로 주변지역 지원사업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주민, 사회단체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협의·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