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재단 동의안 제출에 ‘열 받은’ 시의회
보육재단 동의안 제출에 ‘열 받은’ 시의회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1.17 08:30
  • 호수 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수화 의장 “부결 한달도 안됐는데”
“의회 기능 무시하는 행동” 작심 비판
임시회 개회사, 부정적 입장 공식화
△  개회사를 하는 진수화 의장
△ 개회사를 하는 진수화 의장

광양시의회가 ‘어린이보육재단 2022년 예산 출연동의안’을 다시 제출한 광양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동의안 통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수화 광양시의회 의장은 14일 열린 제30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개회사에서 “부결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어떠한 보완 조치도 없이 동일 안건을 다시 제출하는 것은 시의회 의결기능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동의안은 지난 5년간 매년 5억원을 출연한 기금으로, 지난해에 출연기간이 종료돼 향후 5년간 매년 100억원을 출연하는 계획으로 지난해 제2회 정례회에 상정됐다”며 “하지만 이 동의안은 충분한 논의 없이 지나치게 과다한 출연 금액이 문제돼 부결된 안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년간의 추진사업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평가, 관련 전문가와 종사자 등과의 토론, 시민 설문 조사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출연금의 필요성, 당위성, 시 재원 배분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했지만 집행기관 검토만으로 성급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의 검토가 더 시급하다”며 “집행기관에서는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형평성 있는 출연금 동의안인지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대원 총무위원장도 “해당 안건에 대해 통과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도 “예산출연액을 줄이는 등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볼 때 이번 동의안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17년 보육재단을 설립해 매년 5억원씩을 출연해 왔으나 규모를 키워 2022년부터 매년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출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재단의 기본재산 300억원을 조성해 보육재단의 자립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305회 정례회에 100억원 규모의 2022년도분 예산 출연 동의안을 제출했다.

주요 내용은 2개의 신규사업(32억원)과 1개의 확대사업, 11개의 계속사업, 기타 2개 사업 등 16개 사업에 45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재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제출된 동의안은 사업비의 경우 지난해 동의안보다 5억원이 늘어난 50억원이며, 전체 사업은 3개가 줄어 13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