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돌아가셔도 택배 강요받아”
“부모님 돌아가셔도 택배 강요받아”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1.21 17:57
  • 호수 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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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광양 첫 택배노조 설립
기자회견 열고, CJ대한통운 강력 규탄
△  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 광양지회 설립 보고 기자회견
△ 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 광양지회 설립 보고 기자회견

광양지역에서 최초의 택배 노동조합이 설립돼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상(喪) 중에도 택배를 강요받는 현실을 바꾸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광전지부는 지난 17일 광양시청 앞에서 ‘CJ대한통운 광양지회 노조 설립 보고 및 CJ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CJ대한통운 광양지회 소속 노조원과 민노총 택배노조, 민노총 광양시지부, 진보당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광양지역 택배노동자로는 처음으로 CJ대한통운 광양지회가 노동조합의 깃발을 올렸다”며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택배를 강요받는 조합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측과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CJ대한통운 광양지점이 택배물량의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아 택배노동자들은 지급받는 수수료조차 몰라서 받지 못하고, 알아도 대리점에 이야기하면 찍히고 무시당하는 시대를 살았다”고 주장했다.

또 “CJ택배대리점은 노조원 등 이른바 ‘찍힌’ 노동자에게는 원거리의 어려운 곳에 물량을 배정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버젓이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일을 바꾸기 위해 노조를 설립하고 지난 13일부터 사측에 조합원 복지와 처우 등 10여 가지의 교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의 표준계약서 무력화를 지적하며 “부속합의서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당일배송’, ‘주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 무조건 배송’ 등 과로사를 유발하는 내용을 강요했고, 5년째 노조 불인정, 사회적 논쟁이 된 ‘저상탑차 문제’도 외면하는 등 만행은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점기 진보당 전남도지사 후보는 격려사를 통해 “광양지역의 첫 택배노조 출범에 박수를 보낸다”며 “더 많은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고 권리찾기에 나설 수 있도록 민점기와 진보당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광양지역에는 5개의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이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70~80명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에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는 10명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