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멕시코 과나후아토와 광양 금광촌
[문화칼럼] 멕시코 과나후아토와 광양 금광촌
  • 광양뉴스
  • 승인 2022.02.18 17:15
  • 호수 9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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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보석상자 같은 화려한 도시풍경,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멕시코 과나후아토(Guanajuato). 디즈니 영화 ‘코코’의 배경이 되었던 과나후아토는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알록달록한 집들이 언덕 높은 곳까지 있다.

멕시코시티에서 북서쪽으로 273km, 해발 2050m에 위치해 있는 과나후아토는 과나후아토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4만6000명이다.

1548년 은(銀) 광맥이 발견되면서 스페인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과나후아토로 몰려들었다. 은의 채굴은 약 400년 동안 계속돼 18세기에는 세계 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1988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이곳은 ‘은광의 도시’라는 낭만적인 이름과 함께 강렬한 색채의 건물, 미로처럼 얽혀 있는 길, 언덕위의 화려한 콜로니얼 풍의 집들로 유명하다. 특히 도시 중심부에 있는 황금색 건물인 바실리카 교회는 과나후아토의 상징적인 건물로 유명하다.

광양 또한 한때 멕시코 과나후아토처럼 광산이 지역 경제를 좌우했던 때가 있었다. 1906년 광맥이 발견돼 채굴이 시작됐고, 1916년에는 외지에서 모여든 광부가 2000명에 달할 정도로 황금기를 맞이했다.

1935년 동아일보 1월 1일자의 ‘금광경기 기업적 경영보다는 일확천금이 목표’라는 기사에는 “조선에는 금광구가 없는 도(道)가 없다는 것 보다는 금광구가 없는 군(郡)이 없다할 만큼 금산(金山)이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또한 특히 사금(砂金)이 많다”는 내용이 있다.

이 기사에서처럼 많은 지역에서 금이 채굴되었으나 특히 광양은 전남 최대 금광산으로 금생산량이 많아 일본 자본이 투입돼 금을 채굴하였다.

광양에서는 금이 채굴된 지역도 사곡면 점동마을, 봉강면 부저리와 개룡, 옥곡면 옥동, 광양읍 초남리 등 여러 곳이었다. 금이 많이 생산되고 금광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 광부들의 월급날이면 광양장의 쌀값이 10%정도 오를 정도였다.

광양 경제에 크게 기여했던 금광은 1970년대에 금 시세가 하락하고 생산성이 낮아 폐광되었으며, 1970년대 말에 일부광산은 옥령산업에 인수되어 채광이 재개 되었다가 폐광되었다.

폐광 이후 갱도는 식품 저장 용도나 관광 시설 등으로 탈바꿈되지 못하고 있으며, 금광이 있는 마을 또한 금광이라는 자원과 이미지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곡면 점동마을의 금광은 광양사라실예술촌과 근거리에 있으므로 금광의 스토리를 활용한 금속공예(보석공예)의 육성과 체험 프로그램 활용, 마을 색채 경관의 개선과 사업 아이템 개발에 의한 활성화 등의 많은 잠재력이 있으나 발굴과 표출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 5만명이 안 되는 멕시코 과나후아토가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데에는 은 광산의 역사, 스페인식 건물 등 다양한 자원이 있는 것과 함께 색채 경관 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도시 디자인에서 색채의 개성이 없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금광의 역사를 색채 자원에 포함하고 활용방안을 모색 했으면 한다.

또한 금광이 있었던 마을부터라도 금광의 역사와 스토리 자원을 활용하고 색채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