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진상규명·명예회복 위해 노력”
“여순사건 진상규명·명예회복 위해 노력”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2.25 16:56
  • 호수 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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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조사원 이인걸·최광철씨
22일 현재 신고 접수 불과 5건 ‘저조’
분위기 전환 위한 지역사회 관심 필요
△  여순사건 조사원 이인걸씨(왼쪽)와 최광철씨.
△ 여순사건 조사원 이인걸씨(왼쪽)와 최광철씨.

“현대사의 아픔인 여순10·19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 우리의 활동이 작은 밀알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순사건 광양시 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인걸씨(49)와 최광철씨(46)가 역사적인 여순사건 조사에 임하며 밝힌 각오의 말이다. 

이인걸 조사원은 광양시 옥룡면 제동마을이 고향이다. 공직자인 부친을 따라 여수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부친을 통해 여순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원 강사와 운영자로 일하던 그는 여순사건연구회 활동을 거쳐 조사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여순사건은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그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나 유가족마저도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은 피해 당사자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유족들의 이야기만 나온다는 점에서 ‘기억 전쟁’이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사원 최광철씨는 태인동 출신으로 노무현재단 활동 경력이 있다. 

스타트업(신생벤처) 기업 관련 일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여순사건 강사단 활동을 거쳐 조사원으로 참여했다.

최 조사원은 40대 중반으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지만 개인적으로 유족이란 점과 더불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가족을 설득해 조사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여순사건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는 분들이 최소화되고 명예회복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신고 대상자를 찾아내는 일에도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사원들은 광양시 골약동사무소 2층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읍면동에서 접수된 진상규명 신고와 유가족 신고에 대해 현장 방문조사나 면담, 기록조사 등의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이들의 조사 내용은 전라남도 산하의 실무위원회를 거쳐 중앙위원회에 접수되며 필요시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광양시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된 이들은 올해 말까지 근무하게 된다. 앞으로 조사업무의 주요 공간이 될 정식 사무실을 확보하고 사무용품과 기기 등을 마련해 본격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아직 실무적인 조사를 위한 매뉴얼 등도 아직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사건 관계자들의 무관심과 비협조 등이 이들이 극복해야 될 문제다. 

이들은 “지금도 전화 통화를 하다보면 ‘왜 자꾸 과거의 아픔을 물어보느냐’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이는 여수와 순천에 비해 장시간 동안 피해가 극심했던 광양의 상흔 때문으로, 특별법이 제정돼 시행되는 만큼 분위기 전환을 위한 행정과 지역사회의 관심, 피해자나 유족 등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2일까지 광양시에 접수된 여순사건 관련 신고는 유족신고 4건, 진상규명 신고 1건 등 총 5건으로, 인근 순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