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 마지막 쉼터…YMCA청소년인권센터
위기 청소년, 마지막 쉼터…YMCA청소년인권센터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3.21 08:30
  • 호수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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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숙 센터장 “힘들지만 보람도 많아”
김정운 Y사무총장, 사비로 공간 마련
국가지원 없이, 자체 재원으로 운영

 

“지난해 말 센터를 떠나 가정으로 복귀하고 군대에 간 친구가 감사편지를 보내왔어요. 저와 사무총장님을 ‘날개 없는 천사’라고 불러주니 감동의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지난 16일 가출 청소년들의 마지막 안식처인 광양YMCA청소년인권센터에서 만난 신임숙 센터장이 김정운 광양YMCA사무총장을 보면서 한 말이다.

 

광양YMCA청소년인권센터는 국비와 도·시비 등 외부 지원없이 자체 비용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곳으로, 전남에서는 유일하며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드문 곳이다.

신 센터장은 지난 2018년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YMCA활동은 지난 1992년 여수에서 시작했고, 그동안 여수와 순천YMCA를 거치며 굵직한 임무를 맡아 수행해왔다.

그는 시설 운영관리는 물론 입소한 청소년들의 상담자이자 엄마, 이모와 같은 여러 역할을 하면서 청소년 보호의 길을 가고 있다.

신 센터장은 “한 아이를 보호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상담교사가 되어야 함은 물론 학교와 학원, 부모의 상담자 역할 등 전천후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밖에도 다른 사업 등도 있어 일은 한도 끝도 없지만 이곳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고 독립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단 한 번의 기억으로 한 생을 버티는 것’이란 시가 있다”며 “이미 아이들에게 상처와 아픔과 분노, 서운함의 존재가 되어버린 부모님들께 그 사랑이 되어주셔야 된다고 간절히 말하고 싶고, 우리도 사랑으로 함께 버텨보겠으니 아이들을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주자”고 말했다.

이날 함께 한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은 지난 2016년 자신의 사비를 털어 센터 건물을 구입했다.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외면할 수 없어 이들에게 거주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천으로 옮긴 인물이다.

센터 건물은 2층으로, 1층 사무실과 3개의 방을 청소년인권센터로 이용한다. 현재 3개의 방에는 1명씩 3명이 생활하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거주하는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숙식과 피복비, 통신비 등 각종 비용은 광양YMCA와 기업, 단체, 개인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정부나 지자체 등의 보조를 받는 시설(그룹홈·청소년보호시설) 등에 입소할 자격이 없거나 부적응 등의 문제로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다.

외국 국적으로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거나, 보호시설 부적응으로 퇴소당해 병원으로 가던 중 센터로 온 경우도 있다.

센터는 지난해부터 ㈜창조와 ㈜코리아세이프티의 ‘찾아가는 청소년인권메토링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1명의 청소년멘토를 양성해 위기청소년 보호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상은 인권센터에서 살다가 가정으로 복귀한 청소년, 집에서 살지만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