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광양 관광산업, 농식품 자원의 비중
[문화칼럼] 광양 관광산업, 농식품 자원의 비중
  • 광양뉴스
  • 승인 2022.03.25 18:01
  • 호수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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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농학박사 / 농업 칼럼니스트

광양 고로쇠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지금은 곳곳에서 수액을 생산하고, 홈쇼핑을 할 수 있는 시대이나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이맘때쯤이면 수액을 먹기 위한 사람들이 봉강과 옥룡 계곡에 몰려들었다. 고령자들에 의하면 그 전통은 일제 강점기에도 성행했다고 하니 오래되었다.

자동차가 별로 없었던 1970년대에 오후가 되면 봉강과 옥룡 가는 길은 자동차로 붐비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도 먼지를 일으키며 떠나가는 자동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당시 수액을 먹기 위해 봉강과 옥룡을 찾았던 사람들은 1박을 하면서 밤새도록 고뢰쇠수액을 마셨다.

수액을 많이 마시기 위해 산골의 작은 방에는 장작불을 지펴 사우나처럼 땀을 흘리게 했다. 오징어, 멸치, 명태와 같이 짠 마른 음식의 준비는 필수적이었고, 매고(소고) 또한 빠지지 않았다.

최근 일본에서는 ‘농박(農泊)’ 체험관광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많은 지자체에서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광양에서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광양 고로쇠수액 음용 문화를 통해 ‘농박’을 행해 왔던 것이다.

과거에 고로쇠수액이 봄철의 주요 관광자원이었다면 전어는 가을철의 관광자원이었다.

전어철이 되면 망덕포구에는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지금도 그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고로쇠수액 음용과 전어철 관광객이 이른 봄과 가을에 집중되었다면 광양읍 웃장(칠성리) 근처에 있었던 불고기집에는 1970년대에도 늘 고급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불고기집은 서천가로 옮겨져 광양불고기 특화 거리가 조성되었고, 광양 먹거리 관광에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고로쇠수액을 활용한 봄철 관광객의 유입은 예전만 못하다.

지금은 고뢰쇠수액의 음용 목적 관광객은 크게 줄어들었으나 광양 매화꽃이 봄철 관광의 핵심적인 자원으로 등장했다.

광양매화축제는 코로나19로 3년째 취소되었으나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자원이 되었다.

광양은 이처럼 전통과 실질적인 측면(관광객의 숫자)에서 농업(임업 포함)과 식품이 주요 관광자원 역할을 해 왔다.

이에 비해 ‘역사 유산 자원’, ‘문화예술자원’, ‘산업자원’, ‘자연경관 자원’은 자원이 미비하거나 개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정량적으로도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현재 정량적인 측면에서 광양의 주력 관광자원은 농업과 식품이므로 이를 축으로 기여도가 낮은 부문을 끌어올려야 한다.

즉, 주력은 강화하고, 기여도가 낮은 관광 상품 분야를 육성하여 크기를 키워야 하나 세밀한 분석과 대책 없이 중구난방식 대응 방안을 내세우고 구호만 외치는 듯 하다.

한 예로 농박의 원조격인 광양 고로쇠수액의 음용 관광문화는 농업유산 및 정책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만에서의 매실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난터우현(南投縣)의 매실 산지에서는 매실 개화기 못지않게 매실 수확기에 DIY로 활용하고, 이후에 식품과 연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실의 판매 및 연중 관광객을 유입시키고 있는데, 광양에서는 매화꽃이 지면 매실은 관광 체험자원과 멀어져 버린다.

이런 상황들을 생각하면 광양 관광산업은 농식품을 비롯해 발전의 여지와 가능성이 많다.

그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세밀한 분석과 계획 그리고 관광과 관련된 각 주무부서 간 연계와 협력을 통한 혁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