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농사, 여전히 가능성 높은 미래 산업”
“꽃농사, 여전히 가능성 높은 미래 산업”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4.01 18:17
  • 호수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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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광양 화훼산업 개척 청년농업인 박상종씨
품종 잘 선택해 틈새시장 개척 필요…연간 2억 매출 거둬
저렴한 인건비·저장성 등 장점…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은 숙제
알스트로메리아 농원에서 함께 한 박상종씨 부부

 

“화훼농사는 다른 과채류 시설 재배에 비해 인건비와 노동력이 덜 드는 편이고 출하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지요. 품종을 잘 선택하면 농가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것이 꽃농사라고 생각합니다.”광양시 봉강면에서 농업회사법인 다원농원을 아내 이자옥 씨와 함께 운영하는 박상종 씨(51)는 꽃농사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광양지역 화훼산업의 선구자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3년 약 2000㎡(6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수입종인 알스트로메리아를 재배하며 꽃농사를 시작했고 현재는 초창기보다 경작면적이 4배 정도 늘어난 약 8000㎡(2400평)에서 연간 2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씨는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11월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새농민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있게 한 공로자로 아내인 이자옥 대표를 추켜세웠다.

박씨는 “젊은 나이에도 농사를 짓는 나를 믿고 따라 준 아내가 있어 시설을 확대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아내가 시스템을 갖춘 회사의 경영주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박상종씨가 꽃농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0대 초반의 중견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던 시기였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에서 화훼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새로운 소득업종으로 생각해 농사에 뛰어들었다.

의욕은 넘쳤지만 농사를 지을 땅이 없던 그는 매형에게 600평의 땅을 빌린 후 시설하우스를 설치했고, 당시 광양시를 통해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소개된 알스트로메리아의 모종을 구입해 식재했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 시작하는 사업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시설 설치비와 모종 구입비 등 약 2억원 정도를 투자하면서 초기 자금 마련의 어려움은 물론 사업 실패에 따르는 위험 부담도 커 밤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많았다.

또 수입종 꽃인 알스트로메리아에 대한 재배기술이나 작물의 습성, 재배 시설 관리 등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어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쳐야 했다.

다행인 것은 그때마다 해당 작목을 추천한 농업기술센터의 협조를 받아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

농업기술센터는 초창기 기술에 목마른 농가를 위해 선진농가 현지 견학을 주선하고, 정부 지원을 받아 시설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출하 과정에서는 광양농협의 도움을 받아 포장에서 물류배송까지 도움을 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는 농사 시작 3년 만에 시설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었고, 이후 발생한 수익을 시설 하우스 규모 확대와 경작지 매입에 재투자했다.

그는 현재 경작지 2400평 중 1400평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고, 매출 3억원을 목표 삼았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알스트로메리아를 비롯해 안개꽃, 캘리포니아블루 등 3가지를 주로 생산하는데, 생산 기술도 초창기에 비해 발전했다.

알스트로메리아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한여름에는 쿨링시스템인 ‘피트펌프’를 활용해 땅 표면 온도를 16~17도로 유지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피트펌프는 땅속에 엑셀파이프를 묻고 7도 정도의 물을 흘려주는 장치인데, 이를 통해 꽃의 수확을 30~40% 정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설비 등으로 인해 광양지역에서 생산되는 알스트로메리아의 생산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겨울에는 이 장비가 하우스의 난방에 이용된다.

박씨는 “현재 조화산업이 발달하면서 화훼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고, 코로나19로 행사가 줄어들며 꽃의 소비가 줄어든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로 인해 중국에서 생산된 꽃이 수입되지 않는 점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시각의 전환을 언급했다.

그는 “화훼산업의 경우 품종이 많으니 남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찾아 개척해 나가면 전망은 밝다”며 “병충해 방제 등을 위해 농약사용에 제한이 많고 수확시기가 집중되는 과채류에 비해 꽃농사는 병만 알면 방제가 수월하고 저렴한 인건비, 저장성, 출하 조절 등의 비교우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점과 화훼의 경우 장미 정도를 제외하면 보험 대상이 아닌 점 등은 개선돼야 될 부분”이라고 전했다. 

농원의 꽃을 살펴보는 박상종씨와 아내 이자옥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