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우리 희망이야”
“학생들이 우리 희망이야”
  • 이수영
  • 승인 2006.10.02 16:38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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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 교통지킴이 어르신들
 
매주 월, 수, 금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 금호동 도로 곳곳에서는 노란 조끼를 입고 있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노인 일자리 찾기 사업 일환으로 금당어버이집 어르신들이 학생들을 등하교 시간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평균연령은 70대를 훨씬 넘긴 상태. 그러나 손자들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이미 나이를 넘어섰다. 어르신들의 등하교길 안전하게 지켜주기 운동은 이제 시작한지 한 달됐다.
장소는 금호동 기술교육센터앞 사거리, 유리온실 앞 사거리, 무궁화 동산 주차장 앞, 초원아파트 사거리 등 4곳을 2명씩 담당하고 있다.
봉사를 맡은 어르신들은 등교시간인 오전 7시~8시30분과 하교시간 오후 4시~5시 30분 등 하루에 세 시간씩 지도하고 있다. 금호동의 경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하면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또한 주민들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만큼 교통지도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등하교시키려는 마음에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도록 지도하지만 막상 학생들의 마음은 어르신들과 다른 것 같다며 씁쓸해 한다. 이재춘(78) 어르신은 “어떤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지도를 단속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간혹 학생들이 왜 가는 길을 막느냐며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어서 어쩔 때는 답답할 때도 있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어르신들은 현재 금호동 지역에 안전을 책임져 줄 초소조차 하나도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초소가 생겨 경찰들이 상주한다면 학생들의 안전은 물론 최근 일어난 도난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어르신들의 주장이다. 현재 금호동에는 해양파출소가 있으나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중마동 지구대로 연락해야 하는 구조를 안고 있다.
어르신들은 또한 어른들의 주차문제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꼬집었다. 길가에 주차할 경우 운전자가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지정된 장소에 주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전거 도로에 주차할 경우 학생들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어르신들은 “이는 결국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차에 특별히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교통지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조금이나마 지켜줄 수 있다는 데 큰 보람을 삼고 있다. 교통지도로 일정액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보조금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게 어르신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작은 일이지만 일거리가 있다는 점과 주민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 등이 이들에게 상승효과를 주고 있다.   
어르신들은 “힘닿는데 까지 학생들을 지켜주도록 노력하겠다”며 “학생들이 앞으로 큰 일꾼이 되어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것”이라는 희망찬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입력 : 2005년 10월 07일 11:4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