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어르신 일자리 찾아드리는 행복한 일터
[삶의 단상] 어르신 일자리 찾아드리는 행복한 일터
  • 광양뉴스
  • 승인 2022.06.10 17:51
  • 호수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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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엽 대한노인회 광양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소리와 함께 자동차 열쇠를 켜는 순간 나의 하루는 시작이다.

취업지원센터에 문을 두드리며 찾아오는 사연들은 모두 다 안타까운 사연들이다. 간절한 희망과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는 노년기의 삶 그건, 우리 모두의 공통된 염원일 것이다.

그 간절한 희망의 끈을 센터장인 나에게 상담을 의뢰해 오면 어르신들의 노년기에 희망찬 삶을 연결해 줘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때문에 깊은 생각에 잠길 때가 많다.

40대 젊은 나이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으로 임명 받고, 이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13년이나 지났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현장에서 체험하며 하나하나 익혀나가는 나는 어느새 전문 상담사가 되기도 하고,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자식 같은 위치에 서 있기도 한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이 내게 꼭 필요한 일이란 걸 실감한다.

오늘도 사무실 문을 열자 첫 방문객인 어르신 한 분이 들어오셨다.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대접하며 그분의 마음이 조심스럽게 열리도록 했다.

과거 교직에 있었고, 퇴직금을 아들 사업자금으로 다 밀어주고 빈털터리가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어느새 눈가에는 이슬이 맺힌다.

취업을 하고 싶다고, 그래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씀에 가슴이 먹먹해 온다.

노년기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은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롭게 눈높이를 맞춰가는 거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며 어르신의 마음의 상처를 함께 나누었다. 곧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연락해 주겠노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 돌려보냈다.

아침이면 항상 “어느 곳의 센터장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혼자 기도한다. 그것은 내 자신과의 약속이다.

취업지원센터장으로 활동해 온 13년은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내 생의 최고의 순간 순간들이었다.

그동안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제공해 주기 위해 사업장 문을 두드리며 1년에 350명의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연결해 드렸고, 타지역 농어촌 인력으로 약 50명 정도 마늘 양파 작업에 생산직 취업을 연계해 드렸다.

어르신들은 “일이 있어 나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노후”라고 하시면서 즐거워 하신다.

삶의 활력소가 생긴다고 하시면서 항상 웃는 얼굴을 보면서 나도 행복을 같이 느끼곤 한다.

현재는 농어촌 일이 끝나면 문화재 발굴 및 유자 작업 등 1년 내내 취업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체들과의 연계가 구축돼 있다.

그리고 광양시 어르신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찾아가는 취업센터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내가 엮어내는 희망버스가 모든 어르신들의 노년기 삶이 풍성하고 아름답게 가꿔져 가는 일터로 만들어 가고 싶다.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부릉~ 부릉 ~” 핸들을 돌리며 지역 업체 대표님들을 만나고 어르신들의 일터를 순회하며 달려간다. “어르신들! 힘내세요. 희망버스는 오늘도 출발입니다.”

<외부 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