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수, 황순원문학제 디카시 공모전 ‘대상’
강현수, 황순원문학제 디카시 공모전 ‘대상’
  • 김호 기자
  • 승인 2022.08.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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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속 솟아난, 커다란 버섯 모습 촬영
어머니 향한 그리움·애틋함, 詩 표현 ‘극찬’

강현수 지엘테크 대표이사가 2022 황순원문학제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digital camera)+詩’의 줄임말로 본인이 찍은 사진을 문자로 표현한 시를 말하며, 시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디카-시 공모전은 시대를 앞서가며 서정성의 극치를 시현한 황순원 작가(1915~2000)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황순원기념사업회와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한국디카시인협회, 양평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제6회 디카-시 공모전은 지난 7월 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으며, 예선을 거쳐 37편이 본심에 올라와 대상을 비롯 9편의 작품이 입상했다. 시상은 오는 9월 4일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거행된다.

강현수 대표는 장맛비에 솟아나온 커다란 버섯의 모습을 디카로 담아낸 뒤, 험난한 생을 살다 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하지의 기억’이라는 시로 표현해 대상을 차지했다. 

본심 심사위원장인 문성해 시인은 “치열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대상이 된 작품인 ‘하지의 기억’은 장맛비에 솟아나온 커다란 버섯을 보면서 시장에서 험난한 생을 사신 어머니를 기억하는 시”라며 “‘폭염 한 소쿠리’와 ‘하늘길 뒤꿈치’라는 자연의 디테일한 부분을 짚는 세밀한 눈과 버섯을 ‘하얀 양산’으로 변주해내는 감각은 놀랍고 서늘하다”고 극찬하는 심사평을 내놨다. 

강 대표는 약 4년 전부터 디카-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이번 대상작인 버섯 사진은 하지 무렵 중마동 현충탑 둘레길을 돌다가 우연히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강 대표는 “버섯의 모양에서 한여름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하얀 양산을 쓰고 다니시던 어머니가 생각나 시를 써봤는데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며 “앞으로도 글 쓰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내년쯤에는 중마동 ‘문화공간 이음’에서 디카-시 시화전도 열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 고성 출신으로 현재 중마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통일문예 공모 장관상 △고성 디카-시 장려상 △시와 편견 디카-시 신인상 등을 수상하기도했다.   

 

하지의 기억

                                          강현수

장대비 쏟아지던 어느 장날

꽃상여 타고 감자 팔러 가신 어머니

오늘은 폭염 한 소쿠리 내다 파시는지

하늘 길 뒤꿈치까지 하얀 양산 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