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진사회로 가는 길, 시간 지키기부터
[칼럼] 선진사회로 가는 길, 시간 지키기부터
  • 광양뉴스
  • 승인 2023.01.20 15:40
  • 호수 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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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교육칼럼니스트

한국사회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바람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의 소망이었다. GDP는 지금까지 우리가 평가 잣대로 삼아온 자료였으나 더 이상 사회 발전의 잣대가 될 수 없다. 단지 ‘시장 가격’으로 따지기 어려운 환경, 공정성, 신뢰, 평등, 사랑 등의 소중한 ‘사회적 가치’들이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젠가 한 번은 정한 약속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여 부끄러움을 느낀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이런 일을 다시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일까?

일상생활에서 정해진 ‘시각에 만나자’는 것은 흔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그러나 상당수는 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는 민감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흘러가는 데에는 둔감하다.

해외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선진국 국민일수록 시간 약속에 철저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것이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일본 후쿠오카행 비행기를 타면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출발시간이 지났는데도 승무원이 게이트를 닫지 않고 있었다. 비행기는 출발시간이 넘었는데도 출발을 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살펴봤더니 뒤늦게 일가족 3명이 미안한 기색도 없이 쑥 들어왔다. 가족들 손에는 면세점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있었다. 화장품과 면세품 사느라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방송을 해도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들이 짐 정리를 하고 자리에 앉고 난 뒤 예정 시각을 넘겨서 비행기는 출발했다. 이날 비행기는 만석이어서 최소 300명의 15분씩, 총 4500분을 낭비하게 한 셈이다.

항공사에서는 늦게 탄 탑승객의 불평을 듣지 않기 위해 나름의 배려를 한 것이겠지만 약속을 지킨 다수의 승객을 바보로 만드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시간을 잘 지키는 습관이 부족한 것 같다. 시간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에 따라 사람의 격이 달라진다. 품격사회는 경제처럼 보이는 것에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 지키기가 더 기본인 것 같다. 올해에는 사람들과의 올바른 소통을 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줄이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시간 지키는 일부터 바르게 고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