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을 바로 세워야 학교 공동체가 살아난다
학교 수업을 바로 세워야 학교 공동체가 살아난다
  • 김호 기자
  • 승인 2023.04.08 17:55
  • 호수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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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양중, 행복한 학교 위한 존중의 약속 선포식
학생회 주도, 학생·교직원·학부모 ‘실천 서약 동참’
무너질 위기 처한 교실 수업 살리기 위한 절실함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 만에 방역 해제되면서 ‘노마스크’ 시대로 접어드는 등 일상이 회복됐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는 소식들이 이곳저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학교와 가정에서 불규칙한 대면·비대면 수업을 반복해야 했던 초중고 학생들 중 상당수가 학습 집중력 저하와 동급생 간 사회성 결여 등 대면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어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나가 이 같은 혼란이 수업 방해와 학교 폭력 등의 심각한 후유증으로 나타나며 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와 학급 친구들의 학습권 침해로도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학교 수업을 바로 세워 학교 공동체를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로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교육공동체 세우기’에 나선 학교가 있어 화제다. 해당 학교는 중마동에 소재한 동광양중학교(교장 최경화)다. 

동광양중학교는 지난달 27일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교육공동체 세우기를 통해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존중의 약속 선포식’을 개최했다. 

존중 약속 미션은 학생들의 경우 ‘학급회의→학생자치회 대표 토론회→전교생 현장 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됐으며, 교사들은 2월 한 달 동안 ‘학년 준비 기간’을 가졌고, 학부모는 ‘전체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선포식 행사는 학생회가 주도해 기획·운영했으며 행사 당일에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최종 선정된 존중의 약속을 낭독했다. 

또한 동광양중학교가 노력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좋은 수업 문화 만들기’ 교육활동으로 3월 한달 동안 수업 태도 우수반을 선정해 시상식도 함께 진행하는 등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날 행사를 주도한 권현민 학생회장은 “선생님들께서 먼저 제안해 주셨지만 학생회가 주도해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란 말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며 “부족하지만 우리들에게는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 동광양중학교 최경화 교장
△ 동광양중학교 최경화 교장

학부모대표로 참여한 김미경 학부모회장과 김장권 운영위원장은 “학생들이 주도해 진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동광양중학교가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한해를 만들어 명문 중학교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최경화 교장은 “민주시민교육은 학생자치활동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이번 선포식을 시작으로 학생자치가 활성화되고 더나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행복한 민주적인 학교문화가 정착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실 수업이 살아나야

학교 공동체가 살아난다

 

△ 학생들이 자신들이 실천할 존중의 약속을 정하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 학생들이 자신들이 실천할 존중의 약속을 정하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동광양중학교가 마련한 ‘교육공동체 존중의 약속’ 선포식은 사실 앞서 언급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혼란을 겪으며, 무너질 위기에 처한 교실 수업을 살리기 위해 시도하는 절실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경화 교장과 이선례 교감이 있었다. 최경화 교장과 이선례 교감은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던 지난해 9월, 함께 동광양중학교로 부임해 왔다.

최경화 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가정에서 이뤄진 비대면 수업으로 아이들의 학습 집중력과 사회성 등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며 “특히 학교 수업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수업을 방해하는 현상까지 나타나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들도 많았다”고 소회했다. 

최 교장은 학교 수업을 바로 세우는 것이 학교 공동체를 살리는 방법이라는 교육 철학 아래 지난 6개월간 ‘교육공동체 세우기’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우선 교사들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학교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더불어 학부모의 협력 없이는 학교 공동체 세우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퇴근 이후 저녁 시간에 학부모들을 만나 학교 살리기 동참을 호소했다.

최경화 교장은 “학교 공동체 구성원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참여 없이는 공동체 살리기를 실현시키기 힘들 것”이라며 “학교가 우리 모두의 행복한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 가자는 약속을 지키자는 선포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학교 공동체 세우기를 위한 첫발을 내딛는 출발선에 선 것”이라며 “각자의 약속이 실천돼 올해가 끝나는 시점에는 좋은 성과를 거둬 행복한 배움터로 변화하는 모습을 꼭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선례 교감은 “교실 수업을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수업 방해와 학교 규칙 위반, 학교 폭력까지 발생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선생님들도 힘들어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더라”며 “아이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의식을 갖게 해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야 했다. 학생회가 주도해 존중의 약속을 지키기로 선포한 이번 선포식이 스스로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첫 단추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