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장애인 거부해 일자리가 없는 것”
“사회가 장애인 거부해 일자리가 없는 것”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4.17 08:30
  • 호수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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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섭 시의원, 간담회 주최
21개 장애인 단체·기관 참여
다양한 장애인 정책 제안·토론
저상버스·연합회관 건립 논의

지난 14일 광양시의회 총무위원회가 의회 1층 쉼터에서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위한 장애인단체·기관 관계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박문섭 의원이 제안해 마련된 자리로 광양, 중마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21개 장애인 단체와 기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 장애인 연합회와 회관 건립 등을 주요 사안으로 삼아 허심탄회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들은 특히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몸이 불편해서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사회가 장애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국가가 정책을 만들어 일자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마음을 바꿔 포용하고 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노인들의 경우 사지가 멀쩡하더라도 부양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장애가 있는 노인이라면 더욱 같이 살지 않으려고 한다”며 “고령의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애인 일자리를 놓고 ‘하나냐 둘이냐’를 흥정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수립해 충분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민간과 연계해 양질의 일자리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여울 시각장애인 자립지원센터장은 “시각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안마 일자리 밖에 없는데 일부 지자체에서 바우쳐 사업 등으로 보다 나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광양의 젊은 시각장애인들이 모두 옮겨가고 있다”며 “고령화로 시각장애인협회의 존폐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밖에 장애인용 저상버스와 장애인 연합회관 등에 대한 의견도 활발하게 주고 받았다. 

정구호 총무위원장은 “저상버스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운영상의 문제가 있어 시에서 직접 구매하긴 어렵더라도 위탁 구매, 장기 임대 등 다양한 방안이 존재할 수 있으니 우선 도입하는 게 선제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박철수 의원은 “장애인 연합회관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건립은 쉽지 않을 수 있어 시에서 사용하지 않는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며 “연합회를 우선 구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회사가 요구하는 자격 요건 등을 갖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회의를 제안한 박문섭 의원은 “오늘 간담회는 장애인들이 실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듣고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 정책 입안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자리”라며 “시설 개선이나 일자리 창출 등 장애인 정책과 예산이 결코 장애인을 위한 것만이 아닌 커브 컷 효과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광양시민사회 저변에 확산시켜 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말 기준 광양시 장애인 수는 7814명으로 시 전체 인구에 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심한장애는 2727명, 심하지 않은 장애는 5087명으로 조사됐으며 유형별로는 지체장애 3842명, 청각장애 1029명, 지적장애 727명, 시각장애 718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진상면(13.8%), 진월면(13.5%), 다압면(12.7%) 등에서 면 지역에서 장애인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반면 금호동(2.7%), 중마동(3.5%), 골약동(3.5%) 등 동 지역은 비교적 낮은 비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