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의회간 여론전 점화 …‘철동상’ 향방은?
시-시의회간 여론전 점화 …‘철동상’ 향방은?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5.08 08:30
  • 호수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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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대상 수차례 필요성 홍보
의회 “의원 설득 빠진 채 여론전”
시 “시민들과 공감하기 위한 것”
△정인화 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한 이순신 장군 동상 상상도
△정인화 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한 이순신 장군 동상 상상도

‘이순신 철동상’이 지역사회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오는 5월 열리는 광양시의회 임시회에서 2억원의 용역비 통과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시와 시의회가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여론전으로 흐르고 있다. 

해당 철동상은 지난해 12월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비 3억원이 책정됐으나 시의회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원회 단계에서 잇따라 부결됐다. 정인화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예산승인을 위해 시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설득하는데 나섰지만 시의회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후 정 시장은 신년을 맞아 홍보실을 방문해 “의원 설득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더 세밀한 준비를 통해 의회를 설득하겠다”고 재차 추진 의지를 드러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정인화 시장이 인사말과 홍보동영상 등을 통해 ‘이순신 철동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며 재점화됐다. 시의회는 그동안 사업 진행과 관련해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당시 한 시의원은 관련해 진행상황을 보고받은 바 없냐는 질문에 “지난해 예산 삭감 이후 들은 바 없다”며 “올해 들어 시민과의 대화에서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김보라 광양시의원은 지난 2일 각 언론사에 ‘스마트 미래도시 광양의 랜드마크가 철동상? 지금이 80년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광양시는 지난 3일 ‘2023 광양관광 활성화 포럼’을 개최했다. 글로벌 관광도시 건설을 위해 발전 방안을 찾겠다는 목적이였지만 사실상 이날 포럼에서는 ‘랜드마크의 필요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됐다.

물론 급작스러운 행사가 아닌 사전에 논의된 행사였지만 추경안 심사가 포함된 제318회 임시회를 앞두고 때 아닌 여론전으로 번지자 시의회는 불편한 기색이다. 

한 시의원은 “(시장이) 의회와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해놓고선 시민과의 대화나 포럼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게 아니냐”며 “찬성여론이 강해지면 의원들이 대놓고 예산을 삭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방법이 잘못됐다”며 “진정성이 있다면 시의원들을 찾아 관련 사업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게 우선되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는 “여론전이 아닌 시민들과 랜드마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공론화를 통해 다 같이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 일각에서는 해당 사업이 공론화되며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시민은 “광양시에 랜드마크가 필요한 것인지, 이순신 기념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미 이순신대교, 도립미술관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이 있는데도 홍보나 주변 상권 활성화는 미진한 채 랜드마크만 늘리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시민은 “내세울만한 랜드마크도 필요하다”며 “꼭 동상 형태가 아니더라도 광양만의 특색을 강조해 관광객이 재차 찾을 수 있는 내실 있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경안에는 이와 관련해 ‘기본계획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 2억원이 포함됐으며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제318회 광양시의회 임시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