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을 빛낸 사람…육상 서옥연 선수
도민체전을 빛낸 사람…육상 서옥연 선수
  • 김호 기자
  • 승인 2023.05.19 19:14
  • 호수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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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마라톤, 광양시 대표 ‘은퇴 후 7번째 출전’
20대 현역선수들 틈에서 이뤄낸 ‘아름다운 7위’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광양시 위해 기꺼이 참가”

광양시가 지난 ‘제62회 전라남도 체육대회’에서 2위로 종합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특히 1등만 기억하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선수들에게는 ‘수고했다’는 격려의 박수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이번 전남체전에서도 소위 ‘졌·잘·싸 선수(졌지만 잘 싸운 선수)’가 많았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은퇴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광양시를 대표해 체력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단축 마라톤’에 출전해 노익장을 과시한 선수가 있다. 

그 주인공은 옥곡면 출신으로 현재 충북 옥천군에 거주하고 있는 서옥연 선수(45)다.

서옥연 선수(전 광양시청 육상팀)는 이번 전남체전에 광양시 대표로 10km 단축마라톤에 출전해 7위(39분 26초대)로 결승선에 들어왔다. 

7위라는 성적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은퇴한 지 15년이 넘은 40대 중반 선수의 순위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 대회 단축마라톤 경기의 1위~6위까지 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엘리트체육 현역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7위 이하 순위에도 현역선수들이 있었다는 것은 서옥연 선수의 녹슬지 않는 실력을 방증하고 있다.

서옥연 선수는 “결혼을 하고 나서는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출산 후 체중이 늘어 운동을 다시 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광양시 대표로 도민체전에 출전하게 됐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남편 덕분으로 옥천군청 육상 실업팀 선수들 훈련에 참여해 함께 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한 지도 오래되고 나이가 들면서 체력도 부족해 조깅 위주로 훈련했다”며 “은퇴 후 다시 도민체전에 출전하게 된 것이 올해로 7번째 출전이었는데 20대 젊은 엘리트 체육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옥곡초 5학년 때 육상 시작

실업팀 입단, 국가대표 활동

옥곡초 5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서옥연 선수는 옥곡중(800m·1500m)과 광양하이텍고(5000m· 10km) 육상부를 거쳐 20세(일반부)에 실업팀 코오롱으로 입단하며 마라톤으로 종목을 전향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서 선수의 마라톤 풀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 36분대였다.

고교 시절 주 종목은 5000m와 10km 등 장거리 종목이었으며, 고3 때 이 종목에서 전국체전 2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10km 단축 마라톤 경기에선 34분40초대 기록을 세웠던 기억이 있다.

이후 일반부 현역 시절 광양시청 육상팀으로 소속을 옮긴 서옥연 선수는 광양 대표로 도민체전에서 수차례 우승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수상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광양시 체육발전에 기여해 왔다. 

29세가 되던 해 결혼과 함께 광양시청팀에서 은퇴하고 옥천군청 육상팀 감독인 남편을 따라 옥천군으로 이주해 자녀 3명을 낳고 살고 있다.

현재 옥곡면에서 부모님이 매운탕 식당을 운영하고 계신다는 서옥연 선수는 “이번 대회 치르면서 멀리서 왔다고 광양시체육회를 비롯해 육상연맹 관계자들께서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며 “특히 김용서 시체육회장님과 배길순 옥곡면 체육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시민들께서도 육상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내년에도 불러주신다면 기꺼이 참가해 광양시를 대표해 열심히 뛰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