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광양 컨테이너선 항만(임영길)
태풍과 광양 컨테이너선 항만(임영길)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31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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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영 길 / 순천대학교 박사과정
최근 안전관리에 선진국이라 자부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의 영향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여 새삼 자연의 힘에 경외감을 갖게 한다.

과거에 이러한 큰 피해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의 진로를 안전지대로 바꾸기 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는 진로변경이 가능하였지만 열대성 저기압의 순기능을 인정하여 중단하였다고 한다.

이 열대성 저기압은 현실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는 있지만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적도 지방에 집중된 열량을 극지방으로 이동하게 하여 지구의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큰 역할만큼 이름도 다양하여 태평양에서는 태풍(TYPHOON),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한다. 이러한 열대성 저기압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바람세기로 기준하여 발표하는데 1905년 영국 해군제독인 보퍼트가 처음 사용했던 보퍼트 풍력단계를 이용한다.

보퍼트 풍력단계는 12단계로 나누며 단계번호가 높을 수록 풍속이 강함을 표시한다. 7이상(13.9-17.1m/s)이 되면 폭풍주의보 발효 기준이 되며 태풍인 경우에 모두 풍력단계 12이상으로 모두 높은 단계에 있게 된다.

지금 중국에서 올 연말에 개장예정인 양산항은 이러한 자연적인 악조건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학원의 천칭이 연구원은 양산심수항만이 연간태풍과 폭우에 영향을 받는 날이 1개월에 달하며 실제 터미널 운영가능일수가 270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일년 365일 중에 무려 95일이 가동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가동불능기간이 수출 성수기인 8~9월에 몰려있어 이 기간동안 대체항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양산항 지역의 기상통계를 보면 작업이 가능한 풍속 7이하(17.1 m/s)인 날이 47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건설중인 양산항이 5호 태풍 "하이탕"과 9호 태풍 "맛사"로 2번이나 건설을 중단하고 모든 시공선박이 대피했다는 것이다.

남태평양에서 발생하여 극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연평균 26개가 되며 그 중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7월, 8월, 9월에 걸쳐서 3달 동안 한해 3개정도가 된다. 그 중에 광양항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거의 없었으며 개장 7년동안 년간 1일 정도로 작업 중단이 있었을 뿐이며 터미널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태풍, 짙은 안개, 외항의 파랑 등 모든 자연의 악조건을 포함하더라도 연간작업 가능일 수가 350일 이상이라고 할 수 있어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확한 스케줄에 의해서 운항하는 컨테이너 선박에 있어서는 최고의 자연조건을 가진 항만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전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카트리나의 강도를 충분하게 예측하지 못해서 1200명 이상의 귀중한 생명을 잃어야 했다. 그러나 상해 양산항이 거대한 자연에 맞서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더욱이 내륙에서 30㎞ 이상 떨어진 섬에 정시성을 중요시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터미널을 계획하였다는 것이 의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컨테이너선박을 위한 천혜의 항만조건을 가지고 있는 광양항은 경쟁의 우위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광양항은 미래형 컨테이너 선박에 적합토록 계획된 '계획항만'인 만큼 당장의 항만 활성화에 갈급하여 의욕을 잃는 것보다는 미래를 보는 안목과 기대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항만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