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후 큰 일교차, 수정 불량
전국 최고 명품 매실로 각광 받아온 광양 매실이 기후변화를 이겨내지 못한 채 시름을 앓고 있다.
지난해 ‘냉해’ 피해로 수확량이 대폭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양시와 지역 농협 등에 따르면 지역 내 매실 수확량이 평년 대비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최저기온이 영하 5도에서 영상 11도까지 큰 일교차를 반복하면서 수정·착과 불량 현상이 나타났다. 3월초 따뜻한 기온에 비교적 이른 시기 개화했으나 급작스레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면서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 면적은 전체 재배 면적 1278㏊의 3분의 1인 414㏊로 파악됐으며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냉해 피해에 취약한 ‘백가하’ 품종을 주로 재배하는 다압면의 경우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가하’ 품종은 과실이 크고 과육이 좋아 최상급 매실로 유명하지만 개화 시기가 이른 탓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다압면의 경우 80% 가량이 ‘백가하’ 품종이며 광양시 전체로 계산해도 40%를 넘어간다.
매실을 재배 중인 한 농민은 “30년이 넘도록 매실 농사를 지으면서 매실이 이렇게 안 달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광양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 저온 피해로 결론이 나면 농산물 재해보험 등을 보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보험금 외에도 농약대나 생계비 지원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