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과 인사 나눠 ‘소통 창구’
저녁시간까지 대화 끊이지 않아
최근 전국적으로 층간소음과 주차난 등으로 인해 공동주택 이웃 주민들 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광양지역에서 ‘이웃의 정’을 나누는 공동주택이 있어 화제다.
지난달 25일 중마동에 위치한 송보6차 아파트 봉사단과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민과 함께 나누는 ‘화합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광양시가 추진하는 ‘지역 맞춤형 안녕 캠페인’의 일환으로 입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송보 6차 아파트 역시 지난 2017년 분양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들려오면서 주민들끼리 반목하는 등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지난 3월 새롭게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들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초대 분양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백윤식 위원장을 단장으로 3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아파트 봉사단’을 꾸렸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봉사단이 함께 추진한 이번 행사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명랑운동회 코너로 진행된 △신발던지기 △윷놀이 △물풍선 받기 △림보 등에 참여한 입주민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공동주택에서 보기힘든 ‘이웃의 정’을 나눴다.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이런 행사가 있는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일찍 참여할 걸 그랬다”며 “너무 즐거웠고 다음 행사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30여명에 조금 못 미치던 봉사단은 행사 이후 40여명이 가입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준비된 행사 이후에는 바비큐 파티를 열어 ‘이웃’들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백윤식 봉사단장이 직접 가스 버너와 불판 등을 준비했다. 아파트라는 ‘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은 소통길이 트이자 밤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누기 바쁜 모습이였다.
백 단장은 “분양 이후 전 입주민들과 함께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잔치를 벌리는 것이 소망이었다”며 “그동안 소통 문제로 인해 분담금을 내지 못하거나 동민의 날에도 참석하지 못해 너무나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입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니 이제야 ‘이웃사촌’이라는게 실감난다”며 “앞으로는 봉사단이 주축이 돼 적극적으로 동민의 날도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보6차 아파트봉사단은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주변은 물론 광양서울병원, 마동초등학교, 마동공원 등 주민들이 자주가는 장소를 찾아 환경정화 활동을 펼친다. 봉사단원이 늘면서 매실따기, 농촌봉사, 아나바다 장터 등 다양한 행사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인터뷰] “행복한 아파트, 소통이 먼저”
지난 3월 송보 6차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새롭게 선출된 김장권 회장의 꿈은 광양시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옆집 ‘이웃’들과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따듯한 말 한마디 주고 받고, 서로 웃음을 건넬 수 있다면 일상에서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공동주택 문제가 각종 사건·사고로 이어지는 요즘 시기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소통’이 우선이라 생각해 봉사단을 기획했다.
김장권 회장은 “주민들간 소통과 화합이 이뤄지면 다소 예민한 관리규약변경이나 아파트 현안사업들도 해결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봉사단이 반드시 필요하고, 봉사단원 한 분 한 분이 안내, 음식, 명랑운동회 등으로 역할을 나눠 맡아주신 덕분에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입주민들이 참석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화합의 장을 열어 송보 6차 주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