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면, 자연에 뿌려져
광양지역에서 매년 1명~5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와 같은 숨을 마시고 살다가 스러진 뒤 현재 영세공원 봉안당 한켠을 지키고 있다. 다른 광양시민과의 차이는 추석 명절이 지났음에도 납골함 앞에 꽃과 사진이 없다는 사실뿐이다.무연고 사망자란 가족이나 친척 등 법적·사회적 연고자가 없거나, 있어도 연락 두절 또는 시신 인수 거부로 마지막 돌봄을 받지 못한 시민을 일컫는다.
행정기관에 의해 무연고 사망자로 확정되면 시신은 광양시 5개 장례식장(△가야 △광양 △백운 △동광양 △옥곡) 가운데 한 곳에 운구돼 간략한 장례 절차를 거친다. 우선 시신을 깨끗이 하고 수의를 입히는 염습을 진행한다. 또한 입관하는 과정에서 과일과 술을 준비해 예를 갖춘다.
이후 시신은 장례식장에서 영세공원으로 옮겨져 화장하며 유골은 영세공원 봉안당에 10년 동안 안치된다. 현재 영세공원 봉안당에는 이 같은 유해 10기와 무연고 묘소에 안장된 시신을 화장해 모신 납골함이 281기 있다.
이들 유해는 안장된 지 10년이 지나면 유택동산에 뿌려져 자연으로 돌아간다. 광양시는 이 과정에 필요한 1인당 160만원의 장례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한다. 간략한 장례를 치르고 화장 후 봉안하는 등 무연고 시신을 모신 이후에는 광양시 누리집 고시·공고란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안내한다. 또한 정보공개청구 포털에서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치르기 위해 올해 1월 현재 전남도를 포함 전국 15개 시도(약 90%)와 177개 시군구(약 80%)가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광양시는 개별 조례 없이 전라남도 조례를 근거로 무연고 사망자를 예우하고 있다.
하태우 주민복지과장은 “광양시는 지난 2000년부터 영세공원 화장장과 봉안당을 활용해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을 지켜왔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적 의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예우이자 책임으로 앞으로도 무연고 사망자들이 존엄을 잃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연고 사망, 매년 2명 가량 발생
한편 무연고 사망자 수습은 크게 연고자 파악과 사망 확정 후 장례로 나누어 진행한다.
무연고자가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 시신은 우선 장례식장에 안치되며 병원과 장례식장에서 연고자와의 연락을 시도한다.
만약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광양시로 연고자 파악을 요청한다.
광양시는 가족관계등록부와 제적등본 등을 확인해 연고자를 찾는다. 이때 연고자가 없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공고를 통해 연고자를 찾는다.
이 같은 노력에도 14일 동안 응답이 없으면 무연고자로 확정된다. 만약 연고자가 있어도 시신 인수를 거부할 경우 무연고 사망자가 된다.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 사망한 경우 광양경찰이 현장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가 끝나면 장례식장에 시신 수습을 의뢰한다.
연고자를 찾기 위한 광양경찰의 시도에도 연고자가 없거나 시신 인수를 거부하면 광양시에 무연고 시신 처리를 요청한다.
이후 광양시가 행정절차를 밟아 무연고자로 확정한다. 광양지역에서 최근 7년간 확정된 무연고 사망자는 모두 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