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나의 삶입니다.”
“사진은 나의 삶입니다.”
  • 이성훈
  • 승인 2006.10.03 07:18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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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지역에 웬만한 행사가 열리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가 있다. 바로 사진작가 신영식(43)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에게는 항상 '향토 사진작가'라는 직함이 붙어다닌다. 25년동안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광양을 구석구석 한 장의 사진속에 담은 덕택에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그 역시 향토사진작가라는 애칭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사진을 업으로 삼은 후 광양의 4계절을 주로 담아왔어요. 광양의 향토, 역사를 주로 전시했는데 이번에는 ‘불꽃’이라는 주제로 광양만 대축제를 다시한번 기억해 본다는게 의미가 있습니다.”지난 4일 문화예술회관에서 광양만 대축제 개인전을 연 신영식 작가는 “이번 개인전은 순회전이다”며 “면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문예회관을 시작으로 골고루 돌며서 전시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민의 날 축제는 지금까지 축제에 비해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광양만 대축제를 직접 보지 못한 어르신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순회전을 갖기로 했죠.”사진작가라는 직업에 맞게 수십년동안 해온 사진작업이 질릴만도 하다. 그러나 신 작가의 취미 역시 사진이다. 사진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사진으로 해소한다는 말이 역설적으로 들린다. “이열치열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작정 떠납니다. 나만의 세계를 연출하기 위해 셔터를 누르지요.”그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곧 자신의 삶도 새로워 진다고 강조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면 힘들었던 모든 일이 잊혀집니다. 또한 암실에서 작업을 하면서 마지막에 나온 결과물이 손에 잡힐때의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입니다. 사진이 살아있는 생명임을 비로소 느끼는 순간이지요.”신 작가는 한 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 전국 안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외국만 해도 이탈리아, 중국 등 24개국을 누비고 다녔다. 신 작가는 그러나 광양만큼 주제가 많은 곳은 드물다고 말한다. “산과 바다, 섬진강, 그리고 제철소가 있는 광양은 자연과 환경, 산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봤지만 역시 내고향이 사진 찍기에는 가장 좋은 곳이더군요.” 그가 왜 향토 사진작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을 찍다보면 크고 작은 부상 등 위험한 일도 부지기수. 신 작가는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온몸으로 고통을 감수한 끝에 사진 한 장을 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몇 년전 한 일간지에 작품을 출품한 적이 있었어요. '소나기‘란 주제를 가지고 행인들이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머리를 감싸고 달려가는 장면을 찍는데 쫓아가며 찍다가 뒤로 그대로 넘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영광의 상처를 많이 입었지요. 진주의 영롱함에는 모진 고통이 있게 마련이지요.”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신 작가는 “글쓰기 법칙인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相量)의 원칙이 사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한다. “사진도 많이 찍고 작품을 많이 보고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합니다.” 그는 특히 “사진을 찍기 전 주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현상이라도 어떻게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 신 작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먼저인 것은 카메라에 대한 기본이 가장 필요합니다. 카메라 사면 사용설명서는 대충 보고 치워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꼼꼼히 읽어보고 카메라 기능을 완전히 알아야 사진을 좀더 잘 찍을 수 있지요.” 신 작가는 “요즘에는 디카의 대중화로 필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많이 찍어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수 년간 전남도 장애인 합동 결혼식에 드레스, 미용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 신 작가는 현재 어르신들을 위한 영정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또한 지난 2001년 중국 길림성 광양촌 주민들을 위한 영정사진도 제작, 전달했다.(본지 124호 8월18일자 5면 참조) 신 작가는 “앞으로 사진 봉사단체를 구성해 사진으로 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25년간 광양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은 것을 바탕으로 내년에 작품집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셔터를 계속 누를 계획입니다. ‘사진은 곧 나의 삶’이기 때문이죠. 하루하루 변하고 있는 세상을 매일 일기를 쓰듯 차곡히 기록할겁니다.” 묵직한 카메라를 쥐고 있는 그의 손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보였다. 입력 : 2005년 11월 10일 10:3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