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하나) (최광신)
1+1+1=1(하나) (최광신)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35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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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광 신 / 한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1+1+1=1(하나)이다.

1+1+1은 3인데 1이라니. 에디슨은 1+1을 1이라고 했다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생각은 물 1컵에 1컵을 더해도 물은 1컵이 된다는 것이다. 맞은 계산법은 아니지만 결코 틀린 계산법도 아니다.
지난해 광양만권을 중심으로 광양, 순천, 여수간 통합에 대한 설문결과도 62.6%가 찬성하다고 나왔다. 최근에는 여야의원 80명이 여수-광양-구례-순천, 그리고 경남의 사천-남해-하동 등 7개 시군을 지역화합특구로 묶는 ‘지역화합특구법’을 발의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3시를 광역시로 통합시키자는 논의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통합논리를 1+1+1=1(나는 보통의 1보다는 더 크게 쓰고 싶다)이라는 공식에 적용하여 보자. 통합문제는 지역민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국 시군을 광역시로 묶는 행정구역의 개편이라는 법제정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행정구역의 개편 여부와는 관계없이 광양만을 중심으로 경제, 사회문화, 지리적 여건상 통합되어 움직여야만 광양만권 도시가 중핵도시로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민관학연산 모두가 참여하여 지역역량을 높이는 마스터플랜을 그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이기주의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은 반드시 배제시켜야 한다.
문제는 이들이 먼저 설친다는 것이다. 광양, 순천, 여수 중 어느 도시가 주도적으로 통합을 추진해 나갈 것인가라는 문제는 무의미하다. 통합이 이루어지더라도 주도권에서 밀린 도시들의 비협조로 인하여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다. 1+1+1이 3으로 남게 된다. 결코 1인 하나가 되지 못하고 셋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혈연을 비롯해 학연 지연 등이 강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우매한 일을 쉽게 저지를 수 있다. 괜한 기우였으면 좋겠다.
1+1+1이 하나인 1이 되기 위해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통합을 보자. 과거와 달리 외지인들의 유입이 많아짐에 따라 행정구역과는 관계없이 도시의 선을 긋지 않는다. 교육문제로 순천으로, 직장문제로 광양이나 여수로 이사를 하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대형 할인점을 찾아서 인근  도시로 왕래하기도 한다. 지자체들은 행정구역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3시를 위한 대형 문화공간, 놀이공간, 체육공간 등의 시설을 지자체들이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 살기 좋으면 자연히 광역시라는 행정구역의 개편 없이도 인구는 늘어나게 된다. 인구가 늘어나면 부가적 산물도 창출된다.
둘째, 천해의 자연 환경을 살리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광양만권을 중심으로 3도시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살기 좋은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점이다. 동서남북으로 바다를 비롯해 만, 산, 강이 둘러싸여 있다. 이를 잘 살리게 되면 서울처럼 답답한 아파트 도시가 아닌 전원 중심으로 아름다운 도시가 된다. 매일같이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주변에서 싱싱한 과일과 야채를 먹을 수 있는 도시…
셋째, 지역 중심의 적극적 인적자원개발이 요구된다. 교육열이 높다. 이에 반해 교육의 질적 수준은 높은 편이 아니다. 오늘날 실리콘밸리를 존재하게 한 것은 스탠포드대(스탠포드 의원이 1891년에 개교) 터먼 교수이다. 초기의 스탠포드대는 보잘 것 없는 대학이었다. 그러다가 1940년대에 스탠포드는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학교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설립자인 스탠포드 의원이 기증한 토지를 팔수도 없었다. 기증 조건 중에 매각이 불가능한 조건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터먼교수가 아이디어를 내었는데, 바로 땅을 빌려 주고 그 임대료를 받아 첨단기술공업단지를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드디어 스탠포드 연구단지(Stanford Research Park)가 완성됐다. 연구실에서 만든 기술을 근처 기업에 팔고 기술 이전을 하면서 땅장사와 기술장사를 동시에 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스탠포드대와 실리콘밸리를 오늘에 있게 만든 힘이다. 지금은 우수두뇌인력을 제공해 주는 보고가 된 셈이다. 지역 대학과 함께 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이념적인 벽을 넘어 광양만권에 있는 대학들을 통합시키는 사고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젠, 1+1+1이 1(하나)이라는 사고를 가지고 도시의 광역화를 보자.
 

입력 : 2005년 10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