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바로 광양의 보석입니다
직원들이 바로 광양의 보석입니다
  • 이성훈
  • 승인 2006.10.11 14:50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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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 원
광양환경공사 사장

이른 새벽, 인적이 드문 거리에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운전기사, 신문·우유배달원, 시장 상인…. 이들 중에서 특히 시민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집주변 및 도로를 깨끗이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이야말로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대표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광양읍에 위치한 광양환경공사 이동원(63)사장을 만나서 직원들의 고충과 일하는 보람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사장이 환경공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97년이다. 약 1년여의 준비를 거친 후 98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환경미화에 나섰다. 현재 환경공사가 맡고 있는 곳은 금호동권을 제외한 광양시 전체. "처음에 혐오시설 들어온다고 매립장주변 주민들의 반대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러나 이 일을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내 고향, 내 고장을 깨끗이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환경공사를 설립했습니다"

설립한지 8년째 되는 현재 환경공사의 인원은 총 93명. 이중 운전직, 미화직 88명의 환경미화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쓰레기 수집 및 운반을 도맡아하고 있다. 이동원 사장은 컴컴한 새벽부터 거리에 나서는 미화원들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한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고 싶겠습니까? 이분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늘 꼭두새벽에 일어나 세상을 먼저 맞이합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 일할 수 없습니다. 대단한 분들입니다. 다만 일한만큼 저희가 충분히 대접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의 경우 새벽 3시까지 현장에 도착한다. 집주변 및 골목에 있는 쓰레기를 도로에 내어놓으면 차가 돌아다니면서 수거해간다. 도로청소도 이들의 몫. "저희 직원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새벽에 도로청소를 할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반드시 야광조끼를 입고 일을 하지만 운전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새벽에 운전하는 분들은 좀 더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이사장은 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매립 금지로 더더욱 쓰레기 수거에 미화원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통에 센서가 부착, 어느 동에서 어느 정도 썼는지 정확한 자료가 나온다고 한다. 자료가 나오면 시청은 이것을 토대로 수거료를 부과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계속적인 홍보와 공문을 보내며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개인주택의 경우 아직까지 수거해 가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이사장은 토로한다.

개인주택은 쓰레기봉투에 담아놓으면 봉투 값으로 수거비용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도로에 있는 통에 바로 담는 사람들도 있고, 다른 봉투를 사용해서 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분리수거도 잘 안되고 다른 봉투에 담겨 있어서 수거하지 않으면 불편함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나혼자쯤이야'하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거리에 쓰레기를 마냥 놔둘 수도 없지 않습니까? 시민들의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사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시민들이 규격봉투를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줄 것을 몇 번이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히 음식을 만들고 낭비하지 않도록 식단을 꼼꼼히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을 함부로 버리는 것은 큰 죄악입니다. 분리수거도 중요하지만 쌀 한 톨이라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이사장은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시선이 안타까울 때도 많다고 한다.

"솔직히 미화원들이 일주일간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 거대한 도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남들이 만지기 싫어하고 냄새 맡기 싫어하는 곳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지나가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고 격려해준다면 더욱더 힘을 내서 도시를 깨끗이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사장은 또한 과거와는 달리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할 수 있도록 매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가지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동원 사장은 급변하는 도시환경에 비해 미화원들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인원으로는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또한 열악한 환경으로 아직 직원들 단체보험에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태이다.

"단체보험의 경우 3년 만기인데 채우고 나면 다시 찾아서 넣을 수 있습니다. 아직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험가입을 하지 못한 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단체보험만 가입되어 있더라도 환경미화원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깨끗한 거리와 골목을 볼 때마다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이동원 사장은 이들이야말로 거리의 천사이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분들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사장은 "앞으로 더욱더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이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약속을 했다.
이성훈 기자/gwangyangnews.com
 
입력 : 2005년 03월 31일